매일신문

내 삶의 그릇은 뭘로 채울까…자기 그릇을 먼저 알고 때를 기다려라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자기를 닦는 과정

내 삶의 그릇은 뭘로 채울까/ 하국근 지음/ 깊은솔 펴냄

사람마다 타고난 개성이 있고, 소질이 있다. 그래서 같은 분야에서 똑같이 노력함에도 어떤 사람은 커다란 성취를 얻고, 어떤 사람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즐겁게 하고, 어떤 사람은 마지못해 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람마다 취미가 다른 것도 타고난 소질과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 '내 삶의 그릇은 뭘로 채울까'는 사람이 각자의 소질을 어떻게 발견하고, 채워갈 것인가를 정리한 책이다. 명리학의 기본인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확인하는 방법에서부터, 포괄적 개념으로서의 사주와 삶을 정리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적성과 진로, 직업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 살아가면서 부대끼는 여러 상황과 건강을 다룬 '넘침은 덜고, 모자람은 채우고' 등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풍수지리가이자 명리학자인 지은이는 '자기 개성을 억제하면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소질을 도외시하면 성취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타고난 개성은 발전시켜야 더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무조건 노력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질이 있다고 하더라도 좋은 기회는 사람마다 따로 있으며, 기회를 살피지 않고 무조건 밀고 나간다면 힘만 낭비할 뿐 성과가 적다'고 조언한다. 먼저 타고난 소질을 파악하고, 기회를 기다리는 과정이 곧 자기를 닦는 과정이며, 삶을 충만하게 가꾸는 효과적인 길이라는 말이다.

지은이는 '명리학은 예언학이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부적을 쓰거나 미래를 점치는 주술적인 학문이 아니라 타고난 그릇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사주에는 사람마다 타고난 특성이 간추려져 있다. 그 속에서 자기가 갖고 태어난 그릇을 찾아야 하고, 그 그릇을 채울 수 있는 내용물을 찾아야 한다. 또 나아갈 때와 기다릴 때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사주를 정확하게 읽어낸다는 것은 자기 그릇을 알고, 때를 안다는 말이다.

그러나 명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자기 사주를 읽어내기는 어렵고, 특성을 안다고 해도 그 특성에 맞는 내용물과 시기를 알기는 더욱 어렵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명리학은 운명학인 동시에 현실 접목학이며, 상담학으로 분류된다.

이 책은 명리를 현대인들의 삶에 포괄적으로 접목시켜 놓은 것이다. 생활 속에서 개인이 자주 느끼는 상황을 토대로 사람들의 개성과 소질을 명리학 이론에 맞춰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쓴 것이다. 그래서 개인의 생년월일시에 근거해 '어떻다'고 설명하는 대신 생활 속에서 드러나는 특징을 통해 사람의 사주를 들여다보고, 더 키우거나 버려야 할 부분을 이야기한다.

가령 우리는 철이 빨리 드는 아이를 칭찬한다. 하지만 이 책은 '철이 빨리 든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세상을 본다는 말이며, 자기 주관을 뒷전에 둔다는 말이다. 이런 아이들은 환경과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관심을 많이 두기 때문에 현실을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고, 자기 몫도 챙기지 못하는 어수룩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방식으로 공부운, 부모 사주와 자녀 교육, 사회진출 시기와 운, 낯가림이 심한 아이,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아이, 음식점 창업에 알맞은 사람, 관직에 알맞은 사람, 학계로 나아가면 좋을 사람, 정치가로서 유리한 사람, 사업가로 대성할 조건을 갖춘 사람, 의사가 되면 좋을 사람 등으로 자신을 진단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이런 진단을 통해 자신과 인연이 있는 분야를 알고, 어느 시기가 유리한지 불리한지 파악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지은이가 매일신문에 연재했던 '하국근의 명리산책'을 정리하고 보충해 묶은 것이다.

264쪽, 1만2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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