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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좇는 나날이 행복"…칠순 앞두고 첫 도예전 준비 김영창 씨

교직 퇴임 후 미대 입학…졸업하면 시골로 무료도예체험 여행도

도예와 조소로 인생 2막을 밝고 활기차게 열고 있는 김영창 씨가 자신의 도예작품인 달항아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도예와 조소로 인생 2막을 밝고 활기차게 열고 있는 김영창 씨가 자신의 도예작품인 달항아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스승과 친구, 후배와 제자들과 함께 파티를 여는 마음으로 도예전을 준비했습니다. 교직 퇴임 후 평생의 꿈인 조소에 대한 열정을 도예로 실현하면서 무척이나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하루에 12시간씩 작업해도 피곤한 줄 몰랐으니까요."

다음 달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사랑으로'란 주제로 아양아트센터(구 동구문화체육회관)에서 도예전을 여는 김영창(68) 씨. 40여 년간의 초'중등 교사를 거쳐 대학에서 미국 드라마를 강의했고 퇴임 후 젊었을 적 꿈을 찾아 2008년 계명대 미술대 공예과 3학년에 편입, 현재 대학교 졸업반 학생으로서 밝고 활기찬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김 씨는 스스로를 '행복한 사람'으로 표현했다. 그는 이번 도예전에 목공예 2점, 금속공예 4점을 포함해 30여 점을 출품한다.

"전시품들은 주로 지난 2년간 대학생활을 하며 강의시간과 자투리 시간에 만든 작품들입니다. 어린 동급생들과 밤늦게까지 간식도 먹어가며 한 작업이 매우 즐거웠고 김선, 김주일, 김판준 지도 교수님들과의 사제지간 정도 많이 쌓았습니다."

또한, 문인화 공부를 위해 같은 대학 서예과 서근석(명예퇴직) 교수 문하에서 전공과정을 2년간 이수해 죽농서단 회원인 그는 교직 초임부터 스카우트 활동을 시작해, '스카우트 영원한 친구' 등 5권의 책도 저술했다.

특히 이번 도예전의 'Ladies In My Home'이란 작품은 부인과 두 딸, 손녀를 모델로 도자기조형물로 제작해 젊은 날의 기억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한껏 표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제작기간 6개월이 넘게 걸린 달항아리와 1m40cm 높이의 비너스 상반신은 그가 특별히 애착을 가진 작품.

"굳이 도예전의 의미를 찾는다면 가족 사랑과 스카우트 연맹에 대한 헌신을 총체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스카우트 훈련교수이자 아시아태평양 훈련분과위원이기도 한 그의 도예작품에는 스카우트 운동을 제창한 영국 베이든 포엘의 'Scouts For Boys'(스카우트 경전에 해당)와 스카우트 휘장 및 전통문양인 용의 비천상과 길할 길(吉) 자를 형상화한 작품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스스로 행복하기에 그는 또한 남을 돕는 일에도 늘 앞장서 왔다. 그는 교직에 있으면서도 모교인 상주시 모동면 모동초교에 37년간 장학금을 내놓았고 대학 시간 강사료를 모아 형편이 어려운 제자가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재정적 지원을 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저개발국 스카우터를 국내로 불러 훈련시키는 일과 흙과 도구를 차에 싣고 시골학교를 돌며 무료 도예체험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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