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선(대구 중구 동인3가)
깊은 청산에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깊은 청산에
청송이 높다 한들 넝쿨이 길다 한들
뿌리만큼 깊을 수 있으랴
거무칙칙한 어둠 속에서
옹기종기 둘러앉아
희미한 빛 한줌에 의지하는
뿌리에 비교할 수 있으랴
꽃이 피어난다 한들
시초는 뿌리부터 시작되오니
그 또한 쓸모없다 아니할 수 있을까
땅속 깊게 솟아 미동조차 없이
지상을 바라보며 꽃을 피웠구나
밑에서 바라본들,
어디 안 쓸쓸할 수 있겠더냐
허나 하염없이 흘러간 세월
누가 알아줄 수 있으리
푸른 들판이 알아주리
오동나무가 알아주리
애절하게 부르건만
어느 누가 날 알아주리
하지만 다음 생에는 꽃 피워
하염없이 즐겁게 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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