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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싸우는 사이…방치되는 달성공원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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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낡은 우리, 활력 잃은 동물들 "어떻게 좀 해줘요"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이 10년 넘도록 답보상태를 이어오는 동안 시설이 갈수록 노후화돼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이 10년 넘도록 답보상태를 이어오는 동안 시설이 갈수록 노후화돼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일 오후 대구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 동물원. 입구에서부터 코를 찌르는 퀴퀴한 냄새가 진동했다. 입구 오른쪽 사슴 우리에 널려 있는 배설물에서 풍겨오는 악취였다. 5살 아들과 동물원 나들이에 나섰다는 주부 박정미(33'대구 동구 신암동) 씨는 "모처럼 아들과 동물원 구경을 왔는데 입구에서부터 코를 막아야 할 정도로 악취가 나서 깜짝 놀랐다"며 "달성공원 동물원을 보기 위해 대구를 찾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대구시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달성공원 동물원이 지지부진한 이전 사업에 가로막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이전 사업이 10년 넘도록 답보상태를 이어오는 동안 시설이 갈수록 노후화돼 시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에 불이 지펴진 것은 지난 2001년. 1970년 동물원이 만들어진 후 시설 노후화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대구시는 달성공원이 문화재로 지정된 탓에 개'증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2001년 민간투자를 유치해 수성구 구름골 일대로 동물원을 이전한다는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투자자 확보에 실패하면서 중단됐다. 이후 2010년 대구시가 달성토성 복원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동물원 이전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토성 복원의 전제 조건이 동물원 이전이었기 때문. 하지만 입지 선정과 투자 확보의 어려움에 빠져 동물원 이전은 현재까지 답보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10년째 변죽만 울리는 동물원 이전 사업 불똥은 애꿎은 동물들에게 튀고 있다. 대구시가 이전을 앞두고 대규모 시설 개'보수를 망설이면서 동물들은 좁고 낡은 우리에 갇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날 동물원에서 본 늑대, 말레이곰, 코요테 등 포유류 동물은 녹슨 철장으로 둘러싸인 10㎡ 남짓한 우리에서 잔뜩 몸을 웅크린 채 누워 있었다. 맹금류인 독수리 3마리도 10㎡ 규모의 좁은 우리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규모도 절반으로 축소됐다. 1970년 개점 당시 포유류, 어류, 조류 등 1천500여 마리였던 동물은 현재 700여 마리로 줄었다.

제 기능을 잃은 모습에 이날 동물원을 둘러본 시민들의 실망감도 컸다. 어렸을 적부터 달성공원 동물원을 찾았다는 김용석(32'대구 달성군 다사읍) 씨는 "수십 년 전에 왔을 때 동물원과 지금 동물원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나뭇가지 하나 들어 있는 좁은 우리 속에서 잠만 자고 있는 동물들이 측은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나온 칠곡초교 장정혜(37'여) 교사는 "동물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아쉽다"며 "다른 지역 동물원처럼 사파리 형태로 동물원을 꾸미진 못하더라도 동물들과 아이들이 함께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달성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은 동물원을 사파리 형태로 지어 동물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풀어놓은 추세이지만 달성공원은 문화재라 사파리 형태로 개'증축이 불가능하다"며 "하루빨리 동물원 이전이 추진돼 동물들도 시민들도 즐길 수 있는 동물원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강점문 대구시 공원녹지과장은 "동물원 이전을 앞두고 동물원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은 어렵다"며 "새롭게 문을 열 동물원에는 사파리 시설과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체험형으로 지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오는 9월 달성공원 이전에 관한 '입지선정 및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동물원 이전에 박차를 가해 2016년 상반기쯤 새 동물원 문을 열 계획이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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