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백일장] 시2-참빗

백미혜(대구 수성구 신매동)

토막 낸 은빛 갈치를 구워

살 다 발라먹고

접시엔 허연 가시만 남았다

허옇게 남은 가시는

할머니가 머리를 곱게 빗던

참빗 같았다

보리쌀 푹 삶은

뜨거운 물에

치렁치렁한 머리칼을

담그고 머리를 감으면

바닷물에 일렁이는 파래 같았다

파래처럼 헝클어진 머리칼

가르마 타고

참빗으로 곱게 빗어

은빛 비녀를 꽂던 할머니

동백기름 두 손으로 비벼

머리에 바르면

반질반질 윤기 흐르는 머릿결에서

동백꽃 향기가 났다

푸른 동백 잎처럼 싱싱한

희고 통통한 갈치 살은

나의 살점이 되었고

허연 가시로만 남아 있는

할머니의 참빗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박배경(김천시 평화동)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

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

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보내실 곳: weekend@msnet.co.kr 또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700-715) 매일신문사 독자카페 담당자 앞. 문의 053)251-1784.

'우리 가족 이야기'에 선정되신 분과 '지상 백일장' 코너 중 1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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