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만성 피로 증후군

간 때문? 20%만 간 때문이야

만성 피로 증후군에 해당하는 증상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면
만성 피로 증후군에 해당하는 증상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면 '누구나 겪는 피로겠지'하면서 참고 지내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만큼 이 증상은 일상생활을 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괴롭기 때문이다.

피로는 과로 탓에 정신이나 몸이 지쳐 힘든 상태를 말한다. 지나친 업무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잦은 음주 등으로 신체 리듬이 깨지면 쉽게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피로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생기는 증상이 아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20~30%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피로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6개월 이상 피로감 있다면 검사 필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대부분 피로 증상은 풀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휴식을 취해도 1개월 이상 피로가 계속 되면 '지속성 피로', 3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 피로'로 분류된다. 만성 피로는 직장인뿐 아니라 가사 노동에 지친 40대 주부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이런 상태가 6개월 이상 간다면 피로 증후군으로 파악된다.

누적된 피로가 쉽게 회복되지 않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함이나 우울증, 위염 등의 증상을 겪는다면 '만성 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다른 질환이나 과로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를 말한다.

쉬어도 나아지지 않고, 피로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직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 게다가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 ▷인후통 ▷목이나 겨드랑이에 있는 림프절 압통(눌렀을 때 아픔)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두통 ▷잠을 자고 나도 상쾌하지 않음 ▷운동 후 심한 권태감 등 8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을 동시에 나타낼 때 진단할 수 있다.

◆정신적 문제로 인한 피로감도 많아

까다로운 진단기준에서 알 수 있듯이 만성 피로 증후군은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피로인 경우를 뜻한다. 6개월 이상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 중에 실제 환자는 10%도 채 안 된다.

늘 피곤한 증상을 호소한다고 해서 모두 만성 피로 증후군은 아니다. 실제로 만성 피로 때문에 병원을 찾은 사람들을 검사한 결과, 가장 흔한 원인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 문제였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환자의 60~80%에서 피로를 호소한다고 한다.

흔히 피로는 그저 몸이 힘든 것일 뿐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몇 달씩 피로한 상태를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건강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검사는 혈액 검사, 염증 수치 검사, 소변검사, 혈당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정신과적 질환 검사 등이 있다. 이를 통해 만성 피로의 원인 질환을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검진에서 특별한 원인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건강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전자 체액분석 방법'(ECS) 및 '타액 호르몬 검사'(SHA)를 통해 영양 상태와 호르몬 불균형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유 없는 두통, 소화불량이면 일단 의심해야

영양이 불균형하고 호르몬 분비가 비정상적이면, 체내 스트레스가 높아져 피로를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가령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치가 낮거나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가 비정상적이면 만성 피로를 겪기 쉽다.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낮은 여성은 우울 증상 및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다.

만성 피로의 20% 정도는 간 기능 이상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간은 정맥(간문맥)을 통해 들어온 혈액 속 노폐물(피로물질인 젖산 등)을 걸러내 분해한다.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물질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해 만성 피로가 생긴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및 저하증도 만성 피로를 가져온다. 항진증이 있으면 체내 에너지를 너무 빨리 소진시켜서, 저하증이 있으면 체내 생성 에너지가 모자라서 만성 피로를 일으킨다.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아울러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피질에서 나오는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모자라거나 너무 많아도 만성 피로가 생긴다.

약물에 의한 피로도 매우 중요하다. 환자가 평소 먹는 약물 때문에 이런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 이런 약물로는 근 이완제, 수면제, 항우울제, 비염 치료를 위한 항히스타민제, 고혈압 약제(베타 차단제), 마약성 진통제 등이 있다. 이 밖에 피로를 일으킬 수 있는 흔한 질환으로는 당뇨나 갑상선 등의 내분비계 질환, 빈혈, 만성 심폐질환, 감염성 질환 등이 있다.

도움말=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창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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