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노라마 가정의 달 기획 2부작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16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지난 1월, '고양시 세 자매' 사건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어두컴컴한 지하방에서 굶어 죽기 직전 극적으로 발견된 세 자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채 고통에 시달리는 동안 그 누구도 아이들을 알지 못했다.
소득수준 2만달러 국가인 대한민국.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욕망이 끓어 넘치는 가운데 대한민국 어딘가에는 방치된 아이들이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고 있었다. 방임 아동 수는 약 210만 명.
5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전남 무안의 한 마을. 아이가 있는 집은 마을 전체에 단 한 가구뿐이다. 어린 두 아이는 처음 만난 제작진에게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유리병을 던지며 거친 언행을 보였다. 학교에 다녀오면 바지를 벗은 채 동네를 뛰어다니기도 했다. 성인방송에 무분별하게 노출됐던 아이들은 화면에서 보았던 행위를 묘사하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보였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있지만 아이들을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골의 아이들은 모두가 떠나버린 섬 같은 마을에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었다.
제작진은 취재 중 만난 아이들과 상담센터를 찾아가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정서적인 부분은 물론, 인지능력도 또래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자존감도 매우 낮았고 대인관계 형성에도 위축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결과가 후천적인 환경에서 기인했단 점. 애정과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에 늘 혼자였던 아이들의 상처는 장애로 나타나고 있었다. 사는 것 자체가 힘들고 희망이 없다는 아이들. 고립된 시골에서 빈곤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사라지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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