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알짜기업들을 노리는 외지 투기자본의 탐욕 앞에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대주주 자격을 가진 사모펀드회사가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회사인 지역의 C사를 상대로 대표이사 변경을 추진하고, 대구백화점 2대 주주가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면서 지역 경제계에 탐욕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
이처럼 지역 알짜기업들의 경영권이 외지 자본에 위협받자 지역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를 국정 핵심과제로 내건 상황과 배치되게 견실한 지역 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무너져 지방 경제가 피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의 한 사모펀드회사는 C자동차부품회사에 대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 일방적으로 대표이사 교체에 대한 등기서류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C사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효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다. C사에 따르면 I사모펀드회사는 정부 기관의 돈을 끌어다 투자를 한 뒤 기업 사냥꾼으로 돌변했다는 것.
15일에는 지역 토종기업인 대구백화점이 불똥을 맞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NH리스는 대구백화점 주식 6만5천60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13.4%에서 14%(151만5천201주)로 늘리면서 주식 취득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CNH리스는 "주주자격으로 감사 선임을 제안한 상황이며 향후 주주로서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NH리스는 코스닥 상장사 CNH의 자회사로 CNH는 2011년부터 CNH리스 등 자회사를 통해 대구백화점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현재 최대주주인 구정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23.79%)과의 차이는 9.79%포인트에 불과하다.
2대 주주의 경영 참여 소식에 대구백화점은 긴장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CNH가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움직임을 관찰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며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백은 지난해 7월부터 구정모 회장과 부인 최정숙 상무 등이 수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수한 것도 이런 위협을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백 측 설명이다.
하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6.21%의 지분으로 3대 주주인 영국계 기관투자가 '트위디 브라운'과 소액 주주들이 CNH리스에 합류할 경우 현 대백의 경영권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김동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알짜기업의 경영권이 위협받는다면 이를 막기 위해 지역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적대적 인수'합병과 주가 조작 후 먹튀 행위 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견실한 기업이 투기'탐욕자본에 경영권이 위협받자 중소기업청, 산업은행 등 정부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청과 산업은행 등은 C사의 임시주주총회 소식을 접한 뒤 15일 곧바로 해당 회사에 문의해 주총 과정과 내막 등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중소기업청 관계자는 "펀드회사가 알짜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소식에 본청에서도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자세히 알아보라고 연락이 왔다"며 "지역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경달'노경석'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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