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업무 수행을 위해 자신의 실제 감정을 감추고 회사가 요구하는 외모나 표정을 유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인권 보호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 응대 종사자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고객에게 욕설을 듣거나 인격모독을 당하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회사를 위해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하고 터무니없는 요구에도 성실히 들어주고 최선을 다해 응대해야만 한다. 때로는 고객으로부터 멸시를 당하거나 나이 어린 고객에게 반말을 듣기도 하지만 대놓고 반발할 수도 없으며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기도 한다. 감정노동자들은 이러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나 소화불량, 불면증 등 심인성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한다.
시민과 고객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기업에서는 성장발전을 위한 핵심요소로 '고객 만족'이 중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감정노동자들의 부담과 스트레스도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근무 강도를 조절해주면서 '당신은 우리 회사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격 존중의 회사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만족도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 상사나 동료직원 상호 간의 지지와 배려도 필요하다. 또한 감정노동자들이 근무시간 중에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그들의 정신건강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전문가 상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예방과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고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중시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응대 직원, 즉 감정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에도 관심을 갖고 CCTV 상시 녹화, 전화 녹음 등 피해예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고객이라 할지라도 인격 모독이나 업무 방해 등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적인 처벌도 가능토록 해야 할 것이다.
이동은(대구 남구 봉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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