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부부를 묶어주는 '말의 마법'

필자는 오래전, 상담뜨락에 찾아온 갈등부부들을 만나 상담하면서 치유적 개입 요인으로서 한 가지 더 발견한 게 있었다. 이들은 갈등상황 그 자체의 본질적 문제로 싸우기보다는 '감정의 여과기를 거르지 못한 말솜씨' 때문에 싸움이 촉발되고 확장된다라는 것이었다. 그 후로 필자는 이들이 가까워질 수 있는 비결로서 '말의 심리적 효과' 와 그 결실을 가져올 수 있는 '말의 매력' 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하게 되었다.

결혼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부가 결혼생활에서 경험하는 감정과 느낌에 대해 진실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주고받는 것이 아주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특히나 부부간에는 '너만을 사랑한다' 또는 '당신이 최고야' 하는 표현 없이는 결코 안전한 부부애를 지속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 부부들은 상대의 사랑법을 알아채는 방법에서도 본능적 오감각을 사용한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즉,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자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랑해, 오직 당신만을!' 하는 청각적 자극을 통해 사랑 확인을 하는 경향이 있다면, 남편은 아내가 자기를 위해 아름답게 외모를 꾸미고 따뜻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여주는 시각적 자극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지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부부가 그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서 '언어 메시지' 이상으로 '비언어 메시지'인 상대의 태도와 감정이 전달되는 '심리적 스킨십'의 느낌을 중요하게 다룬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매력적인 말'을 정리해 보면, 배우자에게 힘을 주는 말, 배우자의 능력을 인정하고 지지해 주는 말, 배우자를 편들어 주는 든든한 말, 그를 즐겁게 해주는 유머 있는 말이었다. 또한, 비언어적으로는 그의 고통 앞에서 어깨를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손길, 그를 위해 환하게 웃어주는 배려의 마음과 때론 그의 이마에 닿는 입맞춤을 통한 따사로운 마음 씀씀이, 피곤에 전 배우자를 위해 정갈한 이부자리에 그를 뉘일 때의 그 몸짓언어였다. 바로 이러한 언어적-비언어적 메시지가 상대의 사랑을 얻어내는 '매력적인 말'의 실체였음을 기억한다. 이후, 필자가 여러 해 동안 1박2일 동안 진행했던 '갈등부부 치유상담' 프로그램들에서 이 부부들에게 '매력적인 말'을 적극 코칭했음은 두말 할 나위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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