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커리의 지구사

커리의 지구사/ 콜린 테일러 센 지음/ 강경이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한국에서 '카레'는 강황을 주재료로 하는 노란 향신료 가루를 감자, 당근 등의 채소와 고기를 볶아 끓인 물에 넣어 걸쭉하게 만든 요리를 말한다. 하지만 커리는 강황뿐 아니라 커리 잎, 커민, 코리앤더, 호로파, 고추, 후추 등 다양한 향신료로 구성된 커리 가루 또는 소스가 들어간 스튜를 포함해 국수, 볶음밥, 튀김 등의 모든 음식을 일컫는다.

'커리'라는 단어의 유래는 식민지제국 영국에서 찾을 수 있다. 인도는 1600년부터 1947년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는데, 초기 영국령 인도에 머물던 동인도회사의 관리와 장교들은 인도 음식을 즐겨 먹었다. 남부 인도에서는 채소와 고기를 기름에 볶은 매콤한 요리를 카릴(karil) 혹은 카리(kari)라 불렀는데, 이것을 당시 영국인들은 '커리'(curry)라 불렀고, 여기서 '커리'가 유래했다.

영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데에 성공한 커리는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카리브 해 지역, 모리셔스, 스리랑카, 피지, 그리고 아프리카, 동남아, 일본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나갔다. 특히 이주 노동자들의 커리 음식 문화는 토착 식재료와 식문화를 만나면서 진화해 각 지역의 고유 음식으로 뿌리내렸다.

강하고 오묘한 맛과 향이 커리가 글로벌한 음식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 요즘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커리가 한층 주목받고 있다. 향신료에는 항생제 역할을 하는 성분이 있어 음식을 상하게 하는 박테리아와 균을 죽이거나 억제하기도 한다. 맛뿐 아니라 효능 면에서도 인정받은 커리는 앞으로도 세계인의 식탁에서 꾸준히 주목받을 것이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진화를 거듭해나갈 것이다. 255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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