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믹서기 대박신화 채유기로 이어갈 것"…소형가전 전문 서강물산

소형가전을 생산하는 서강물산은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서강물산에서 직원들이 주력 제품인 주스기를 생산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소형가전을 생산하는 서강물산은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서강물산에서 직원들이 주력 제품인 주스기를 생산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서강물산 강성빈 대표
서강물산 강성빈 대표

"소비자가 있는 곳에 우리가 직접 찾아가야 합니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서 소형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서강물산은 국내 소비 패턴의 변화에 맞춰 해외로 눈을 돌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회사다.

◆수출 전략으로 성공

1984년 3공단에 설립된 서강물산의 전신은 '대동전자'다. 회사가 처음 생산한 제품은 믹서였다. 설립 당시 경제적으로 성장기를 맞이하던 우리나라는 가정마다 소형 가전제품을 구입하던 시기였다. 이때에 맞춰 서강물산은 믹서를 판매,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강성빈(사진) 대표는 "1980, 90년대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집에서 과일주스를 직접 만드는 시기였다"며 "이때에 운이 좋게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에 맞춰 품목을 추가했다. 1995년 솔잎녹즙용 오토밀 히트상품을 개발했으며 1998년에는 한국산업디자인연구원 지원을 받아 미니믹서를 만들었다. 2000년 들어서는 안면마사지기와 전기매트 등 생활가전 전반에 걸쳐 제품을 생산했다.

서강물산이 탄탄대로만 달린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 생활가전 소비가 점차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때 회사는 미래 전략을 세웠다.

강 대표는 "카페가 늘어나면서 주스를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이 줄어들었다"며 "본격적으로 수출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회사는 2005년 해외에 진출했다. 구매층이 확실한 국가를 선택하고 틈새를 노려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서강'이라는 회사 이름을 외국인들이 발음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브랜드를 '지벤'(GEEBEN)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지난해 수출액이 30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100만달러 수출탑도 수상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나아지면서 일반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이 줄고 레저와 취미 등으로 쏠린 것처럼 수출도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가를 중심으로 했다"며 "정확한 판매층을 지정한 것이 수출을 성공시키는 요인이었던 듯하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는 중국과 동남아 등 저가 제품보다는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한국상품을 선호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출을 하는 동안 서강물산은 국내에도 제품을 판매했다. 대구 공동 브랜드인 쉬메릭에도 참여했을 뿐 아니라 대형마트에 전기요와 빙수기 등을 납품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시장은 거의 다 접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빙수기만 대형마트에 납품할 뿐 대부분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틈새를 노린다

해외 시장 수출에 성공한 서강물산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틈새 공략'을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 과일과 야채를 가는 믹서, 주스기와는 다른 기름을 짜내는 채유기 '웰료'(Welio)를 선보일 예정이다.

강 대표는 "웰료는 집에서 직접 들깨와 참깨, 아마씨 등을 갈아 기름을 짜내는 소형 제품이다"며 "방앗간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소형 방앗간과 같다"고 설명했다.

서강물산이 채유기라는 생소한 아이템을 준비한 것은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건강을 위해 오메가3를 찾아 먹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오메가3는 '아마' 기름이 45% 이상 함유돼 있다"며 "우리는 오메가3가 풍부한 천연 식물성 오일을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식물성 오일을 제조하기 위해 웰료는 압착 제조 방식을 응용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우선 참깨와 들깨, 아마씨 등 각종 씨앗에 맞춰 추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엑스펠러 공법으로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찌꺼기가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회전 기능도 도입했으며 일일이 제품을 분해해 청소할 필요가 없도록 '자체 청소기능'도 갖췄다.

또 강 대표는 "모든 작업이 끝나면 자동적으로 전원이 꺼지게 돼 있어 전력 낭비도 줄어든다"며 "가정용으로 알맞게 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받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서강물산은 신제품 출시에 맞춰 지난해 구미기업주치의센터로부터 수출금융을 이용, 컨설팅을 받는 것은 물론 신제품 프로모션 및 마케팅 지원도 받았다.

그 덕분에 웰료는 하반기 국내 홈쇼핑을 통해 전국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강 대표는 "홈쇼핑의 성과에 따라 올해 매출이 100억원까지 뛸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 제품을 개발, 해외에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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