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꼬리, 호미곶(虎尾串)이 풀 베는 낫(농기구 '호미')이라고?"
포항시청 홈페이지의 일본어 번역 서비스가 엉터리 일본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부터 포항시는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특정 배너를 클릭하면 시청 홈페이지 전체를 일본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포항시가 서울의 한 인터넷 번역 전문업체에 의뢰해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천490만원을 운영비로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서비스로 번역된 일본어가 실제 일본에서 사용하지 않는 글자를 쓰거나 아예 처음 뜻과는 완전히 다른 글자들로 번역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포항의 대표적 관광지인 '호미곶'(虎尾串)을 소개할 때 일본어 번역 서비스에서는 소리만 같은 농기구 '호미'로 인식해 '풀을 가려 뽑는 낫'(草取り鎌)으로 표기하고 있다. 또 포항의 한자 표기도 '浦(물가 포) 項(지명이름 항)'을 써야 하지만 틀린 한자를 써 '捕(잡을 포)項'으로 기재한 곳도 있다. 특히 박승호 포항시장을 소개하는 웹페이지에서는 시장의 한자 표기를 원래 '市長'에서 '市場'(장터)으로 오역하고 있다. 이 밖에도 북구 죽도(竹島)동의 한자표기를 '죽도(竹刀)동'으로 쓰는 등 시청 홈페이지에서 모두 344개의 일본어 오역이 발견됐다.
이처럼 일본어 번역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해당 서비스가 전문인력이 아닌 컴퓨터의 자동번역프로그램으로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앞뒤 문맥이 정확히 이어지지 않고 단어 하나만 표기될 경우 가장 흔하게 쓰이는 단어로 자체 판단해 번역하고 있다.
일본어 번역가 최영복(전 경북관광협회 전무이사) 씨는 "포항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홈페이지의 일본어가 이처럼 엉터리라는 것은 포항시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망신이다"며 "비용이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번역이 좋다고 하지만 최소한 일본어 전문가를 활용한 감수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번역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기술로는 완벽한 번역에 한계가 있다"며 "수시로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해 담당업체에 수정을 요청하고 있다. 일본어 번역 서비스는 아직 시행 초기단계이고 현재 오류를 수정해 가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사진1- 포항시청 홈페이지 중 지역의 대표적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는 항목. 호미곶을 설명하면서 본래 호랑이 꼬리라는 의미의 '虎尾' 대신 일본의 농기구 호미를 뜻하는 '草取り鎌'가 쓰이고 있다.
사진2- 포항시청 홈페이지에서 역대 포항시장을 소개하고 있는 항목을 일본어 번역 서비스로 변환해보니 원래 뜻 대신 재래시장을 뜻하는 의미로 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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