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자연휴양림 20곳 속살 엿보기

'레저+힐링+교육' 착한 비용의 매력

경북은 자연휴양림의 천국이다. 경북의 자연휴양림 수는 20곳으로 강원도(28곳)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산림면적이 전국에서 두 번째인 1천343ha에 이르는 등 조성 기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자연휴양림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여름성수기에는 예약 추첨을 해야 할 정도다. 지난해 경북의 자연휴양림을 찾은 이용객은 54만 명으로 2004년 17만1천 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자연휴양림이 저렴한 비용으로 레저와 치유가 모두 가능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덕분이다.

◆다채롭게 즐기는 숲 체험

지난달 29일 오후 칠곡군 송정자연휴양림을 찾았다. 대구 계산동 매일신문사에서 승용차로 30여 분 만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이곳은 산장형 숙소와 야영장, 취사장, 샤워장 등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특히 이곳에는 '숲 해설'이 가장 부각되고 있다. 숲 해설가 이정선(54'여) 씨는 "이용객과 숲길을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앉아서 명상도 하는 등 숲을 즐기는 법을 안내한다"고 했다. 아빠와 엄마 세대에게는 어릴 적 숲에서 뛰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성적인 숲 해설을, 아이들에게는 작은 벌레가 기어가는 모습을 함께 관찰하는 등 숲 체험을 제공한다는 것.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박정우(39'대구 수성구 신매동) 씨는 "어른들은 고기 구워 먹으며 술만 마시고, 아이들은 따로 노는 캠핑과 달리 자연휴양림에 와서는 숲 해설과 체험을 통해 가족 모두가 교감했다"고 말했다.

특색있는 체험 및 볼거리를 제공하는 자연휴양림은 또 있다. 울진 구수곡자연휴양림 인근에 조성된 10㎞ 거리의 숲길에는 울진소나무(금강송) 군락지와 크고 작은 폭포 18곳이 펼쳐져 있다. 또 덕구온천과 망양정'봉평'후정 해수욕장도 가까워 삼림욕과 온천욕, 해수욕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영천 운주승마자연휴양림은 국내 최초로 승마장과 자연휴양림을 연계했다. 이용객들은 승마를 배울 수 있고, 말을 타며 삼림욕도 즐기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안동 호반자연휴양림은 전통가옥 형태의 숙소가 특징이다. 겉은 초가나 기와집이지만 내부는 현대식이다. 또 자연휴양림 중 드물게 호수(안동호)를 끼고 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힐링 휴양지의 미래, 자연휴양림

직장인 안영민(39) 씨는 요즘 자연휴양림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자연체험을 선물할 수 있고, 혼자 올 때는 정신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다. "도심 어딜 가든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레저나 관광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죠. 하지만 '치유'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연휴양림에 치유 기능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희 대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산림휴양학회 회장)는 "상대적으로 노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우리나라는 휴양 욕구가 높다"며 "자연휴양림은 다른 휴양관광상품에 비해 이용 비용이 저렴해 장기적으로 관광상품의 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또 "우리나라 산림은 등산이나 걷기, 캠핑 등 제한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며 "늘어나는 교실 밖 교육 수요를 흡수하는 다양한 체험 혹은 모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산림치유사와 숲 해설가 등 인적자원 및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문적인 정신 치유를 제공하는 등 경북 자연휴양림만의 특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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