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복부비만

늘어난 뱃살이 역류성식도염'대장 용종 부른다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복부비만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위식도역류질환과, 대장암과 직결된 대장 용종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복부비만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위식도역류질환과, 대장암과 직결된 대장 용종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비만은 피하지방보다 배 안쪽에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복부비만은 허리둘레 기준 남자 90㎝, 여자 85㎝ 이상일 때이다. 2010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남자 36.5%, 여자 26.4%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로 보면 남자 비만율이 더 높지만 60대 이후가 되면 여자 비만율이 더 높아지고, 70대 이상에선 10% 이상 더 높다. 특히 복부비만율은 성인 남자 24.3%, 여자 22.9%이며, 남녀 모두 60, 70대에서 가장 높았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심장혈관질환, 퇴행성관절염 등 거의 모든 성인병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복부비만은 위식도역류질환(역류성식도염)을 일으키고, 대장용종 발생과도 상당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장 운동 둔화시켜 위산 역류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와 식도 사이를 조여주는 기능이 약해지거나 흡연, 과음 등으로 위산이 올라오면 생긴다. 명치끝에서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화끈거림, 타는 느낌, 쓰린 느낌, 불쾌감 등과 함께 소화불량이 올 수 있다.

최근 위식도역류질환이 늘어난 이유로는 스트레스와 복부비만을 꼽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밸브가 제대로 닫히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위에 있는 산이나 음식물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오게 만든다.

복부비만은 복압을 높이고 위 운동기능을 떨어뜨려 결국 위식도역류질환을 일으킨다. 허리둘레에 축적된 내장비만은 복압을 높인다. 위장의 복압이 올라가면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비만은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지 못하게 한다.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위장도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활동하기 싫어하는 비만 체질의 위는 정상적인 운동기능이 떨어지고, 정체된 위산의 역류 가능성도 높아진다.

비만을 일으키는 식습관과 위식도역류질환을 일으키는 식습관은 똑같다. 흔히 5가지 잘못된 식습관(속식, 편식, 과식, 야식, 결식)을 비만 식습관으로 말한다. 특히 비만한 사람이 좋아하는 삼겹살, 프라이드치킨 등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위에 오래 머물며 위산 역류를 불러온다. 국물 등의 짠 음식은 위장질환을 일으키고 과식을 불러오기 쉽다.

과식을 하면 위 속 내용물이 늘어 위산이 많이 나오고,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배출되는 시간도 길어져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쉬워진다. 커피나 알코올도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키는 대표적 원인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건호 교수는 "역류성식도염은 위내시경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위산분비를 줄이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약물을 통해 치료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며 "술을 적절하게 마시며,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을 고치고, 과식 및 야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식습관 바꾸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선종성 용종 발생률 높여

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에 생긴 혹이다.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이 돼 안쪽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대장 용종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과증식성 용종, 염증성 용종, 선종성 용종 등으로 나눈다. 특히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혹이 바로 '선종성 용종'(선종)이다. 선종 자체는 양성이지만, 대부분 대장암은 선종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제거 대상이 된다.

선종성 용종의 위험요인은 대장암의 위험요인과 같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대장 선종의 발생위험은 체질량지수보다 복부비만이 더 관련이 있으며, 복부비만이 선종의 발생 위험을 1.5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용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발견이 쉽지 않다. 대장조영검사나 대장내시경 등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용종이 발견되면 가능한 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선종성 용종은 암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절제술을 받는 것이 좋다.

용종을 떼어내면 조직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확인한다. 결과는 보통 1주일 뒤에 알 수 있다. 만약 조직검사 결과가 암으로 판정되거나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용종으로 밝혀지면 추가로 장 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건호 교수는 "대장암은 2010년 기준 남자 2위, 여자 3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한 암이다.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는 ▷연령 ▷가족력 ▷염증성 장질환 ▷붉은 육류 다량 섭취 ▷고지방 식이 및 저섬유 식이 ▷신체활동 감소 ▷비만 ▷음주 ▷선종성 대장용종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50세부터 대장내시경검사를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 =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건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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