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전교차로 설치 곳곳서 마찰음

대구시, 시내 4곳 설치 계획…상인 "상권 위축" 반발 답보

대구 북구 동천동 워터피아 앞 회전교차로. 차량 도로변 주차가 힘들기 때문에 상인들은 반발한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북구 동천동 워터피아 앞 회전교차로. 차량 도로변 주차가 힘들기 때문에 상인들은 반발한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교통사고 감소와 보행자 안전을 위해 대구시내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회전교차로(Roundabout)가 인근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회전교차로가 들어서면서 갓길 주차가 힘들어져 상권 형성은 물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관할 행정기관은 예산을 마련해놓고도 상인 반발에 부딪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회전교차로 설치를 강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사업비 8억4천만원을 들여 달서구 이곡동 쇼핑월드네거리를 비롯해 북구 성화여고삼거리, 수성구 고산노변타운 삼거리 등 4곳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한다고 올 2월 밝혔다. 그러나 달서구 이곡동 쇼핑월드네거리의 경우 인근 상인들의 반발로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달서구청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달 초부터 회전교차로 공사를 착공해 10월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인근 상인들의 극심한 반대 때문이다. 상인들은 회전교차로 내 주차 불가로 주변 교통난이 가중되면 결국 상권이 위축된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회전교차로는 내부 중앙에 원형 교통섬을 두고 통과차량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구조. 속도를 내던 차량도 교차로 앞에서는 속도를 낮춰야 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인근 상인들로서는 주차 공간이 줄어든다는 게 악재다.

회전교차로는 2010년부터 동구 귀빈예식장 뒤편 등 동구에 6곳, 북구 동천동 동천워터피아 앞 등 2곳까지 총 8곳에 설치됐다. 그러나 지난해 준공된 북구 동천동 회전교차로의 경우 인근 상인들의 반발이 강해 관할 북구청이 설치에 애를 먹었다. 북구청은 2011년 8월부터 그해 11월까지 3억6천만원을 들여 동천동 동천워터피아와 삼성디지털프라자 교차로에 회전교차로 2곳을 설치하기로 했었지만, 상인 반발로 중단되는 사태까지 일어났었다.

달서구청도 2년 전 북구청의 전철을 밟고 있다. 다만, 강행 규정이 없다며 상인 반발이 이어질 경우 회전교차로 대상지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달서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어딘지는 밝힐 수 없지만 쇼핑월드네거리 외에 회전교차로 설치 대상지가 몇 군데 있다. 상인 반발이 심하면 대상지를 바꾼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에 과도한 주민 반발을 수용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에 따르면 사고'지체 감소, 에너지 절감 및 오염 배출 감소 등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3억6천여만원 수준의 경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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