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미 2007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어요. 이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과 치매 및 암을 제외한 낙상(落傷)에 의한 사망이 고령자 사망 원인의 상위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예상합니다."
10일 수성대학교에서 생활체육레저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령자의 신체적 특징과 운동 재활-신경과학 기술을 이용한 연구 소개' 특강은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노인건강복지와 의료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시급한 만큼 관심이 높았다.
이날 강사는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신경과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올 3월까지 일본 국립 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 신경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김지희(37) 씨로 특강은 수성대학교 박영순(호텔관광계열) 교수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강의 내용은 노인들의 낙상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근육의 노화에 따른 것으로 특히 기립자세에서 균형유지에 큰 도움이 되는 근육 내 '근방추'(Muscle Spindle)의 기능 저하가 낙상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데 맞춰졌다. 근방추는 골격근 안에 있으며 근육의 신장과 수축의 속도와 길이의 변화를 감지해 중추신경계, 즉 뇌로 전달하는 근육의 감각 수용기이다. 따라서 이 근방추의 민감도가 떨어질수록 균형을 잡으려는 몸의 움직임이 더뎌지면서 자연히 작은 미끄럼이나 부닥침에도 쉽게 넘어질 수 있게 된다.
"어린 쥐와 나이 든 쥐 실험에서도 근방추의 기능 저하가 신체균형을 잡는 힘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이는 곧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자극에 의해 신체 균형을 잃었을 때 노인들은 근방추의 기능적 노화로 인해 뇌로의 신경 피드백이 원활하지 못해 젊은이보다 더 큰 낙상사고를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듯 김 씨는 실제로 발레를 20년 이상 한 한 70대 고령자는 다른 고령자들보다 신체의 균형 감각이 훨씬 월등했고 상대적으로 낙상사고의 위험도 적었다고 덧붙였다. 그에 의하면 항노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화에 의한 신체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신체특징에 맞는 운동예방이 필요하다는 것.
"일본에선 요즘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고령인구들의 낙상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역사회 단위로 걷기운동과 가벼운 스트레칭 같은 정적인 운동이 유행하고 있으며 매일 아침 되풀이되는 라디오 체조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 씨는 "발레와 같은 균형운동이 근방추 노화 방지에 효과 있다"면서 가정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균형운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매트나 이불을 두텁게 깔고 그 위에서 한쪽 다리를 들고 두 팔을 벌린 채 '오래 서 있기'를 하거나 짐볼 위에 앉아 균형 잡기 연습을 하면 근방추의 노화 방지뿐 아니라 균형감각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 균형 잡기에 자신이 생기면 다음에는 눈을 감고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약 30초를 버틸 수 있다면 젊은이 못지않은 균형감각을 지니게 되는 셈이다.
김 씨는 일본 와세다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에 입학한 후 도쿄 도립 노인종합연구소, 일본 국립 장애자 리허빌리테이션센터 연구소, 국립 자연과학연구기구 생리학 연구소 등에서 약 16년 동안 스포츠와 신경과학 분야 연구를 해왔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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