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번 뿌리면 된다더니…사과만 주렁주렁"

경북도 적화제 사업 논란…"솎아내기 작업 다시 해야"

적화제를 사용한 사과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마경대기자
적화제를 사용한 사과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마경대기자

경상북도가 사과재배농가의 일손을 돕기 위해 추진한 사과 적화제 공급사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해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원상(54'영주시 부석면 임곡리) 씨 등 사과재배 농가들은 "한 번만 뿌려도 꽃수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는 말만 믿고 B제품을 선호했는데 안맺혀야 할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며 "돈 들여서 약치고 효과 못 봐 다시 돈 들여서 사과 솎아내기 작업을 해야 할 지경에 놓였다. 회사 측도 잘못을 시인했다"고 보상 대책을 요구했다.

사과 적화제 공급사업은 경북도가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사업으로 영주시, 봉화군 등 도내 17개 시'군에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3천652㏊의 사과밭에 ㏊당 26만7천원(보조금 50%, 자부담50%)을 지원했다.

그러나 영주'봉화 지역 사과재배농가의 80% 이상이 공급받은 A회사의 B제품의 경우 적화제를 뿌렸는데도 열매가 그대로 주렁주렁 달려 있어 농민들이 약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주시에 따르면 B제품을 신청한 농가들은 410 농가 가운데 356 농가, 봉화군의 경우 대상 농가 163농가 중 146농가에서 이 회사 제품을 사용했다는 것. 하지만 상당수 농민들이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어 현재 영주시 농업기술센터가 사과재배 농가를 상대로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은 지난해 비료생산업 등록을 마친 제품으로, 올해 처음으로 사과재배 농가에 공급된 제품으로 확인됐다.

이 적화제를 사용한 사과재배 농민들은 "꿀벌 등에 해를 주지 않고 단 1회 방제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홈페이지 광고를 믿고 선택했는데 약효를 볼 수 없었다"며 "농가가 시험대상이 아니지 않느냐. 시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 농가에 약제를 공급할 때는 정확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12년 650농가를 대상으로 샘플 테스트를 한 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했다"며 "전국에 약을 사용한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50% 정도는 효과 있다. 50% 정도는 효과 없다고 나온 상태여서 약제의 효능에는 문제가 없다. 현재 피해농가를 대상으로 샘플을 채취해서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경상북도가 올해 전국 처음으로 친환경 적화제의 비용을 보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며 "믿고 참여한 농가들이 피해를 봐 안타깝다. 현재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오면 보상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영주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적화제=사과꽃의 중심 꽃을 남기고 옆에 핀 꽃은 떨어뜨려 사과 솎기 작업을 안 해도 되도록 하는 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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