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녀교육 비타민] 가정에서의 영재교육

아이의 머리를 요즘 말로 '블랙박스'(Black Box)에 비유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아이의 머리 안에는 어떤 재능이 잠재해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가 블랙박스의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때 조금 미숙하더라도 믿음과 사랑을 갖고 지켜보며 격려의 말로 용기를 북돋아주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믿음으로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대표적인 사례가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과 그의 어머니이다. 유태인의 자녀 교육법에 정통한 루스 실로에 의하면 다음 일화가 전해진다. 아인슈타인이 초등학교 시절 어느 날 학교에서 받아온 성적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이 학생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됨.' 이런 말을 접하면 어머니들은 보통 아이를 혼내주거나 낙담하게 마련이지만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오히려 다정하게 미소를 띠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얘야, 너는 남과 다른 아주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단다. 남과 똑같아서야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니?"

이런 어머니의 믿음과 격려에 힘입어 아인슈타인은 위대한 과학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사랑을 통해 훌륭한 인물로 만든 사례로는 '죠스' 'E.T.' '인디아나죤스' '쥬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역사상 가장 많은 흥행 작품을 만들어낸 천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들 수 있다. 잦은 이사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스필버그의 어린 시절은 늘 외톨이였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대신한 8㎜ 무비 카메라는 그의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스필버그의 첫 영화에 독일병사로 기꺼이 출연해 주었고, 여동생들도 어린 영화감독의 요청에 배우로 출연하여 재능을 키우는 데 일조하였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들에게 공부하기를 강요하기보다는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동화책을 읽어 주었다고 한다. '사랑받은 사람이 사랑할 줄 안다'는 말이 있듯이,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란 스필버그의 영화는 대부분 가슴 뭉클한 사랑이 담겨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무슨 일이든 기대한 만큼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과 기대를 갖고 '너는 그 일을 반드시 스스로 할 수 있어' '앞으로 너는 훌륭한 인물이 될 거야' '네가 닮고자 하는 사람보다 더 뛰어날 수 있어'와 같은 격려와 칭찬의 말을 해 주면 아이는 그 기대에 부응하여 남보다 더 우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앞에서 예로 든 아인슈타인이나 스필버그도 이러한 '피그말리온 효과'를 잘 실천한 부모들의 영향이 컷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맹목적인 믿음이 방관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하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사랑과 격려가 지나친 강요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자녀를 세계적 인물로 키워낸 가정의 한 가지 공통점은 아이가 갖고 있는 특유의 장점과 재능을 파악하여 그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녀를 독려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빅터 고어츨의 말에서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류성림(대구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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