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아이의 미래는 아빠와 함께

요즘 많은 신조어가 탄생하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공감 가는 게 바로 '프렌디'라는 말이다. '프렌디'란 친구(Friend)와 아빠(Daddy)를 합성한 신조어로 '친구 같은 아빠', '친구처럼 지내는 아빠'라는 뜻으로, '프렌디족'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는 TV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한 연구소의 조사결과 맞벌이 부부의 하루 시간 중 남성은 '아이 돌보기'에 27분을, 여성은 3시간 5분을 할애한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우리가 현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봐온 아버지는 대부분 권위적이고 무서운 모습에서, 나이가 들면 자식들의 외면 속에 외로워하고 초라해지는 모습이다. 물론 나의 아버지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들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을 넘어서 가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이와 친구처럼 놀아주는 교감형 아버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고, 남녀의 가사업무 비중이 동등해지면서, 나 역시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육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준비하기도 했다.

몇 년 전인가 매일신문 주말판에 '파워엔터테인먼트 기획실장도 자신의 벌이보다 아내가 더 많아 임신 6개월 된 아기가 태어나면 가정이나 육아 일은 자신이 직접 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번다는 현실적 경제력을 고려한다면, 남편인 내가 일을 그만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물론 이런 걸 떠벌리고 싶진 않았지만, 기자와 나눈 이야기가 기삿거리가 된 것이다. 내 아이의 미래와 더 나은 가족의 행복을 위한 일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내가 아이와 교감하며 느끼는 것 중에도 자신 있게 이야기할 것들이 많이 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주말에도 일하는 집사람을 대신해 백일도 채 안 된 아기와 함께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곳을 다녔다. 더 많은 색감과 조명들을 보고 느끼게 하고,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사물에 대해서도 열심히 설명을 해줬다. 두 돌이 지났을 때부턴 주말마다 여행을 다닌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지금 색깔에 굉장히 민감하며 사물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물론 어휘력 또한 또래보다 뛰어난 편이다. 이런 것들이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겠지만, 아빠의 육아 참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의 미래에 훨씬 더 크고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 뉴캐슬 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인 리처드 플레처 박사는 '아이가 세 살이 되기 전 아빠와의 유대감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파워엔터테인먼트 기획실장, power1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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