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40 광장] 전국 최고인 대구 소셜벤처

'아라빈드 안과병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백내장을 앓았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이 질환으로 고생을 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수도 있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의 소(小)도시 마두라이 외곽에 있는 아라빈드(Aravind) 안과병원은 1976년 인도에서 설립되었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안과병원이다. 인도의 시골에 있는 병원이 어떻게 해서 세계 최고의 안과병원이 되었을까? 그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슬슬 궁금해질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라빈드 안과병원'은 소셜벤처였고,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소셜벤처가 생소한 단어일 것이고, 사회적기업은 착한 일을 하는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런데 세계 최고, 최대의 병원이 사회적기업이라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일 것이다. 그것도 뉴욕이나 도쿄, 파리가 아닌 인도의 촌구석이라는 것은 메디시티, 글로벌한 메트로폴리탄을 지향하는 대구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1976년 고작 20개의 침상으로 시작한 아라빈드는 지금까지 240만 명에게 무료 수술을 했고 현재 타밀나두의 5개 아라빈드 병원에서는 120여 명의 의사들이 매일 7천30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850여 명을 수술한다.

게다가 백내장 수술의 핵심인 인공수정체(IOL)를 직접 개발하고, 1992년 렌즈 제조업체 오로랩(Aurolab)을 세웠다.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춰 200~300달러에 달하는 가격을 무려 4~5달러까지 끌어내렸다. 오로랩에서 생산되는 IOL의 절반은 국제 NGO를 통해 100여 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오로랩은 수술 비용을 줄이기 위해 IOL뿐만 아니라 수술에 사용되는 실이나 칼 등도 생산하고 있다. 오로랩은 2006년 560만 달러(약 53억 원) 매출에 260만 달러(약 23억 원) 수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6%. 초일류 기업이다. 오로랩 또한 아라빈드 병원과 마찬가지로 소셜벤처로 시작한 사회적기업이다.

소셜벤처는 사회문제를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창조적이고 모험적인 경영을 하는 신생 기업으로서 소셜 임팩트 비즈니스의 핵심 조직이다. 신생 기업이다 보니 다양한 형태의 대회가 존재를 하는데, 고용노동부에서 주최하는 소셜벤처 대회는 5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SK행복나눔재단, 우리나라 3대 게임 회사 중 하나인 네오위즈도 소셜벤처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대회, 글로벌 대회까지 열린다. 글로벌 대회에 출품되는 아이디어와 기업 등을 보면 적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아이템부터 이게 소셜벤처, 사회적기업인가 할 정도로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것들이 많다. 한마디로 돈을 제대로 벌 수 있는 기업이라는 거다.

우리 지역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셜벤처 대회가 5년 동안 개최되면서 대구는 명실상부한 소셜벤처의 중심이 되었다. 2회부터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3회부터는 전국 2위를 배출했고, 4회 때는 전국대회 진출 8팀 중 5팀이나 최종 결선에 진출해 전국 2위 두 팀, 특별상 두 팀, 전국 3위 한 팀 등 주요 부문을 싹쓸이해서 타 지역에서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다. 특히 작년에는 다른 지역에서도 멘토링을 받기 위해 대구로 오는 팀들이 많았고, 멘토링을 받은 팀들이 대거 입상해 우리 지역의 소셜벤처 역량을 검증받았다. 그 결과 올해는 전국의 모든 팀들을 멘토링하는 '소셜벤처 전국 멘토링 수행 사업'을 유치해 7월부터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올해 대회는 9월 중에 열리는데, 7월 18일 참가자 접수를 마감한다.

'새로운 거 뭐 없나, 지역을 변화시킬 뭐 없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리고, 이번 정부의 모토는 '창조경제'다. 지역을 비즈니스 방식으로 혁신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소셜벤처가 바로 항상 새로운 것이고, 창조경제에 기여하는 것이다. 패배주의와 구습에 절어 있는 지역을 새롭게 상상할 때다. 때로는 스타일이 내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대구경북의 3040들이 소셜벤처라는 영역에 눈을 돌려서 신나는 상상과 모험을 하기를 바란다. 소셜벤처 대회에 관한 문의는 (사)대구시민센터로 하면 된다.

전충훈/소셜벤처 멘토링수행기관 총괄책임자 linkguy.je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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