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장품과 섬유의 만남] <하> 코스메토텍스타일 시장, 대구경북이 접수한다

대구 섬유+경북 화장품 '산학연 네트워크'

섬유와 화장품이 융합한 '코스메토텍스타일'(Cosmetotextile)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대구경북 업계와 연구기관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연구기관을 주축으로 대구의 섬유 업체와 경북의 화장품 업체가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 한국형 코스메토텍스타일 산업을 준비 중이다.

◆대구 섬유와 경북 화장품의 만남

지난달 26일 다이텍연구원에서 코스메토텍스타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다이텍과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가 공동주관한 이 세미나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과 같은 대기업에서부터 지역 내 중소 화장품 업체와 전북 지역 속옷 생산 업체들도 참석했다.

다이텍 윤석한 연구개발본부장은 "세계적인 '웰니스'(Wellness) 트렌드로 인해 섬유와 화장품 산업의 융합인 '코스메토텍스타일' 산업이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고 최근에는 아시아로 전파되고 있다"며 "대경권의 우수한 인프라는 국내의 코스메토텍스타일 산업을 이끌어가는 최적지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구는 전국 섬유산업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88%가 의류용 전문기업이다. 제직에서부터 가공부문 까지다양한 업종을 갖추고 있어 화장품과 결합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기에 충분하다. 또 경북은 화장품 산업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한방산업진흥원이 2010년부터 경북화장품산업육성사업을 시작, 지난해까지 26억원을 지원해 경북지역 화장품 업체들의 연구개발을 도왔다. 올해부터 2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한방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경북은 전국 약용작물 수확면적 생산량이 1위인 만큼 한방을 이용한 화장품이 강점이다"며 "또 경산시가 화장품직접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는 등 경북의 화장품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대구의 섬유와 경북의 화장품이 융합해 만들어질 제품군으로 아웃도어에서부터 수시로 갈아입는 속옷 등에서 코스메토텍스타일을 적용해 '입는 화장품' 시대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신뢰성 확보가 관건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의 경우 피부에 쓰이기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가 나와야 한다"며 "섬유가 화장품과 결합한다면 당연히 이러한 효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피부테스트는 물론 인체에 유해한 성분은 사용을 금지하는 등 제품 안전성을 위해 다양한 규제와 제약을 두고 있다. 섬유는 지금까지 그러한 규제가 적었기 때문에 화장품과 융합을 하려면 이러한 시험과 제약, 효능에 대한 객관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역시 과거 음이온 원단을 생산했을 때 효능에 대한 객관적 수치화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 관계자는 "음이온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그리고 우리가 만든 원단이 실제 음이온을 얼마나 발생시키는지 등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았다"며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해줄 평가기관이 있었다면 해외 마케팅에서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다이텍을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의 산학연이 코스메토텍스타일을 위한 새로운 원단 개발에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다이텍연구원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등 지역 내 대학과 연구기관이 제품을 평가, 신뢰도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다이텍 관계자는 "제품이 실제 화장품을 바르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며 "섬유와 화장품의 융합을 이뤄내면 이를 착용해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단계에서 시작해 다양한 평가 지표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DIGIST와 테크노파크 등은 화장품 원료를 섬유 원사와 직물의 가공 단계에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기술' 분야를 책임진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캡슐을 이용해 원료를 섬유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6개월 정도의 유효기간을 가졌다"며 "하지만 나노캡슐과 함께 사용하면 유효기간이 1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원료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가공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시장의 수요에 맞는 의류를 제작한다. 다이텍 전성기 원장은 "과거에는 섬유와 화장품의 융합이 불가능한 환경이었지만 이제는 대구경북이 앞장서서 코스메토텍스타일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