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재 대비‥비상탈출…승객 안전 위한 장치 '눈에 띄네'

전동차 1량에 스프링클러 21대…가스 배출 배기팬 설치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차량 공개 행사가 2일 북구 동호차량기지에서 시민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차량 공개 행사가 2일 북구 동호차량기지에서 시민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궤도빔을 달리게 될 전동차가 2일 내부를 드러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전동차의 쾌적하고 안락한 분위기도 자랑거리지만 무엇보다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동차 내 일부 안전시설에는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요원 확보라는 대전제가 충족될 경우에야 작동 가능한 시설이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소화설비

대구시는 화재 초동 조치는 확실하게 매듭지었다고 자랑했다. 대구지하철참사의 아픔을 겪은 바 있기에 3호선 전동차에 소화설비를 집중적으로 설치했다. 우선 전동차 1편성(3량)에 스프링클러만 21대가 달렸다. 1량에 7대씩이다. 분사 노즐을 통해 물안개 형태로 객실에 분사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차량별로 지붕 옥상에 50ℓ 물탱크 2개, 50ℓ 압축공기탱크 1개가 설치됐다. 화재감지기도 4대씩 달렸다.

연기와 유독가스 배출을 위한 배기팬도 설치됐다. 이 부분에 대해 일부에선 전기로 운행되는 전동차인 탓에 정전이 일어난다면 배기팬이 작동을 멈출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전기가 30분 동안 공급되지 않더라도 배기팬이 돌아가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비상탈출 장치

일명 '스파이럴 슈트'라 불리는 비상탈출 장치가 전동차 첫 번째 칸과 세 번째 칸 좌우에 설치됐다. 길이 23m로 3호선 교각 최대 높이가 21m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하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문제는 설치에서 비상탈출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비상 상태가 발생하면 스파이럴 슈트가 들어 있는 장치함에서 슈트를 끄집어낸 뒤 차량 출입문에 밀착시키고 천으로 된 슈트를 지상으로 던져야 한다. 설치에 2, 3분 정도 걸린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다만 이 작업은 안전요원의 몫이다. 전동차 좌우 모두에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설치 시간은 4배로 늘어난다. 안전요원 1명이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기도 하다.

◆비상문

전동차 첫 번째 칸과 세 번째 칸에는 비상문이 설치돼 있다. 정전 등으로 전동차가 멈춰 설 경우 후속 전동차가 밀고 가야 하기도 하지만 고장 전동차의 승객들을 옮겨 타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문제는 비상문의 폭이다. 폭이 71㎝에 불과해 일부 장애인 전동휠체어가 지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약자의 경우도 마찬가지. 후속 열차로 이동하는 데 1m 정도의 거리라지만 90㎝ 높이의 안전난간에 의지해 11m 높이에서 이동하기엔 어느 정도 담력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11m 높이가 아닌 금호강 위나 신천 위 궤도빔에서 전동차가 정지할 경우 스파이럴 슈트는 무용지물이다.

◆창문 흐림 장치

2일 전동차 공개 행사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장치였다. 애초 지상 경전철(모노레일) 도입 때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컸던 만큼 눈길을 끄는 부분이었다. 전동차 좌우 창문은 삽시간에 뿌옇게 변했다. 창문 가운데에 액정 필름을 넣어 전기를 넣었다 뺐다 하는 방식으로 작동됐다. 대중교통용 철도에 적용된 것은 국내 최초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시는 "전동차 안에 있는 컴퓨터가 이미 노선정보를 가지고 있어 창문 흐림 장치 작동 구간을 설정하면 설정된 위치에서 자동으로 작동한다"며 "설정 구간은 임의로 설정'해제가 가능하고 차량의 좌'우측을 선택해 한쪽에만 작동하도록 할 수 있어 향후 건물이 새로 들어서는 구간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외 편의시설

3호선 전동차는 승객 편의시설 면에서 우수했다. 전동차는 교통약자를 위한 휠체어 공간 2곳을 비롯해 전체 89석 중 21석이 교통약자 및 임산부 전용석이었다. 교통약자석은 색깔을 다르게 해 일반석과 구분이 되도록 했다. 의자 중간과 첫 번째 칸 1곳에도 수직 손잡이를 설치해 노약자의 이용에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지상 고가 주행이라는 장점을 부각해 바깥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좌우 창문이 탁 트여 있었고 비상 운전실 자리를 승객 전망석으로 바꿔 승객이 전방을 감상하면서 전동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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