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한 제과회사 CF의 광고문구는 가족간의 갈등을 푸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전문가들은 "가족이 삶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가족간 대화와 소통이 먼저고,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식의 대화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것은 '이마고 대화법'이다. '이마고'는 라틴어로 '이미지', 즉 마음에 새겨진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을 말한다. 이마고 대화법은 내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풀어주고 그 이미지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대화법이다.
이마고 대화법은 크게 '반영하기', '인정하기', '공감하기'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인 '반영하기'의 방법은 내 앞에 있는 사람의 말을 단어와 표현까지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다. 먼저 한 사람이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하면 거기에 대해 상대방은 발화자의 의도를 아주 조심해서 잘 듣고 배우자에게 정확하게 다시 반복해서 말해준다. 이 훈련은 전달자가 자신이 말하려는 내용과 생각, 감정, 느낌 등이 정확히 받는 사람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된다.
두 번째 단계인 '인정하기'는 자신의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눈으로 입장을 바꿔서 바라보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과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해서 꼭 상대방의 말에 동의하거나 반대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말하는 사람이 "네, 이해했어요. 맞아요. 그게 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라고 말했을 때 비로소 인정하기에 성공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좀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라고 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정리한 후 "난 이렇게 이해했는데 맞나요?"라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지막 단계인 '공감하기'는 사람의 감정을 실제로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다. "당신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아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때 치유가 일어난다. 이 단계까지 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막지 않고 계속 들어주는 동안 듣는 사람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공감이 일어난다.
김영호 대구가족상담센터 소장은 "대부분의 가족 갈등이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방법을 모르거나 갈등을 더 부추기는 대화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발생하고 증폭된다"며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공감을 느끼는 것이 가족 갈등 해결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이마고 대화법이 어렵다면 간단하게 두 가지 방법부터 실천해보자. 첫 번째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그대로 반영해 말하면서 그 사람이 말로 표현하지 않은 감정을 찾아 상대방에게 이야기해주는 방법이다. 가령 아들이 속상한 표정으로 "나 오늘 시험을 잘 못봤어"라고 말한다면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부모는 "아, 네가 시험을 잘 못봐서 속이 많이 상했구나"라고 받아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실생활에서 함부로 비난'변명'공격'회피 뉘앙스를 띠는 말을 삼가는 것이다. 김 소장은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비난하는 말투를 피해야 한다"며 "자칫 뱉어놓고 수습하지 못한다면 더 큰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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