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이상의 공동주택을 말하는'아파트'는 로마시대에 이미 7, 8층 아파트 형태로 등장했다. 1930년 최초의 사원 숙소 미꾸니(三國), 1958년 중앙산업이 지은 최초의 민간아파트인 종암아파트, 1964년에는10개 동 546가구의 최초의 단지식 마포아파트, 최고 고층아파트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80층, 가장 비싸게 팔린 약 55억원짜리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로아파트, 가장 큰 대단지아파트 부산 용호동 7천374가구 LG메트로시티 등이 재미있는 우리나라 아파트 기록이다.
아파트가 고급화, 대단지화, 고층화되면서 주택문화의 주류가 된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의 아파트 역사는 부의 축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탐욕의 부동산 투기문화'였다. 최근 들어 아파트가 투기대상물로서 인기가 하락하자 탐욕의 이면에 숨겨졌던 많은 아파트 문제가 심각하게 투출되고 있다. 단절, 소통부족 현상에 따른 아파트 문화의 부재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경제적 관점으로만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탈피해, 이사 후에도 좋은 추억으로만 떠오르는 정과 사랑이 가득하고 음악과 시가 흐르는 아파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아파트 사업주체인 주택건설사가 아름다운 아파트 문화를 위한 단지 내 시설 개발에 주력하고, 기존의 아파트 공간도 입주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구조 변경을 해야 한다. 부모들도 함께할 공간이 있는 새 개념의 놀이터, 단지 내 도서관 건설, 공동육아시설, 커뮤니티 활동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랑방 공간 만들기, 공연 및 문화행사를 위한 단지 내 광장 겸 공연장 유치 등의 시설확대가 절실하다.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 부녀회, 노인회, 통반장 모임, 반상회, 동호회 등의 활성화로 주민들 자신이 참여하고 만들어 가는 문화행사, 각종 전시회 및 공연의 개최 등 다양한 문화행사로 소통 부재의 이웃을 친밀한 이웃사촌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공동육아와 청소년 프로그램, 주민축제 운영, 건강강좌 및 기존 도서관 활성화, 공부방과 다양한 학습 동아리, 최소한 같은 라인의 사람들이라도 진정한 이웃이 되어야 아파트가 삭막하지 않게 된다. 최근 대구시가 새롭게 내어놓은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신선해 보인다.
각종 공사, 대한주택보증, 대형 건설사 등에서도 기존의 노후주택 보수사업 등의 봉사활동에서 탈피하여, 바른 아파트문화를 만들기 위한 지원 사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사업주체인 건설사도 평소에 입주민들의 아파트문화 활성화를 위해 관심을 기울일 때 첨예한 하자분쟁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 스스로의 아름다운 아파트 문화 만들기에 대한 노력과 관심이다.
서영환 시인'경제칼럼니스트 seodam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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