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1일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모두 보류하겠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 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19일로 예상됐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접촉과 3년 만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던 이산가족 상봉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후 6시쯤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자 제의했던 2개 회담 모두를 보류한다고 통보했다"며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이산가족 상봉 회담에는 응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북한은 오는 17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19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접촉을 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회담이 진행되고 있으니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거부했다. 그러나 "인도주의적 고려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에는 응하겠다"며 장소를 판문점으로 수정 제의한 바 있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북한이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꺼낸 '이산가족 상봉' 제의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대하는 속내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 일정을 이산가족 상봉 회담보다 이틀 먼저 잡은 것도 금강산 회담의 성사 여부에 따라 '미끼로 던진'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하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북한이 두 가지 제의를 모두 거둬들임에 따라 15일 개성공단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남북당국자 3차 실무회담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북한이 제의했던 회담을 단정적으로 취소하지 않고 '보류'라는 유보적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가 원만히 합의된다면 나머지 문제도 풀릴 가능성도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개성공단 당국 간 회담이 진전되면 금강산도 자연스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북측에) 답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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