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버지를 둔기로 마구 폭행한 모자에게 이례적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형사단독 백정현 판사는 아버지와 남편인 A(70) 씨를 둔기 등으로 마구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집단'흉기 등 존속상해)로 기소된 아들 B(38) 씨와 아내 C(66) 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재산 문제로 아버지, 남편인 피해자를 둔기로 때려 10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중한 상해를 가한 만큼 그 죄질이 나쁘다"며 "C씨는 교통사고로 다소 판단력이 흐린 아들과 공모해 범행을 저지르고도 일부 범행을 부인하고 그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에게도 재산 문제 등으로 가족 간의 갈등을 야기해 이 사건 범행의 원인을 제공한 잘못이 있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주된 원인을 제공한 아들에 대해 용서한 점 등이 인정된다"며 "또 A씨와 C씨 사이에 이혼이나 그에 따른 재산분할 문제로 인한 소송이 예상되는 만큼 C씨를 구속할 경우 일방적으로 재산상 손해를 감수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기엔 너무 가혹해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B씨와 C씨는 지난해 10월 A씨가 부동산을 팔고 난 뒤 양도소득세도 내지 않아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이 압류되고, 부동산 판 돈은 다른 여자의 집과 차를 사 주는 데 사용되는 것을 알고 화가 나 둔기로 A씨의 머리와 온몸을 수십 차례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李정부, 전 국민 현금 살포 위해 국방예산 905억 삭감"
'전기·물' 생명줄 모두 갖춘 TK…'첨단산업 허브'로 리셋하라
[시각과 전망-임상준] 이철우 경북지사의 멸사봉공(滅私奉公)
李 "악성채무 탕감이 도덕적 해이? 탕감 기대하고 신불자로 살 사람 있나"
윤상현, 李대통령에 野의원 면담 요청…특활비 사과도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