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덮친 초저온 냉수대

작년보다 5도 낮아…양식장 방어·돔 집단 폐사, 포항지역만 손실액 52억

경북 동해안 지역에 최근 극심한 냉수대 현상이 찾아오면서 양식장 등 어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육지와 해상의 온도 차로 일부 해안가에는 해상 안개(해무)까지 크게 발생하고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동해안 냉수대주의보, 양식장 엄청난 피해

냉수대란 특정 해역의 온도가 다른 곳보다 최소 5℃ 이상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대개 5~8월 사이 계절풍이 이어지면서 해수면 쪽의 더운물이 밀려가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다 밑 물이 위로 올라오면서 발생하게 된다. 거의 매년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특히 올해 냉수대는 예년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1일 경북 동해안 연안해역 표면 수온은 영덕 11.2도, 울진 14.6도, 포항 17.8도, 호미곶 12도, 감포 12.3도 등으로, 지난해보다 평균 5도 이상 낮은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해수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욱 심해져 표면 50m 아래에는 최저 1.2도에서 최고 4도 정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영덕에는 냉수대경보가, 나머지 동해안 지역에는 냉수대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이 같은 냉수대 현상으로 일반 어류들은 적정 온도를 찾아 이동하지만, 가둬서 키우는 양식장 어류는 질병에 걸리거나 산란을 하지 못해 집단 폐사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영덕군에 따르면 이달 초 영덕군 축산면 경정리 해상 두 곳의 방어양식장에서 2천831마리(5천만원 상당) 전체가 폐사했다. 방어는 적정 서식 수온이 18~27도이며 10도 이하에선 먹이를 먹지 않고 7도 이하에선 대부분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역시 구룡포'장기지역 양식 어민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방어와 돔, 고등어 등 125만7천여 마리가 폐사해 52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어민들의 정확한 피해 정도를 산정하기 위해 11일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짙은 해무에 안전사고도 '빨간불'

냉수대가 발생하면서 특히 새벽녘과 초저녁을 중심으로 일부 해안가에 짙은 해무가 끼는 등 항만 운영에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오전 4시 30분쯤 포항시 남구 호미곶 0.6㎞ 앞바다에서는 선원 7명을 태운 구룡포 선적 W호(29t)가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선원 7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해무 탓에 벌어진 아찔한 사고였다.

냉수대 발생으로 동해안을 찾는 해수욕장객들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지난달 1일 조기 개장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옛 북부해수욕장)을 제외한 나머지 25곳의 해수욕장(포항 5곳'경주 6곳'영덕 7곳'울진 7곳)이 12일부터 19일까지 일제히 개장한다. 하지만, 대부분 해수면 온도가 15도 안팎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갑작스런 입수 땐 자칫 쥐가 나거나 노약자들의 심장발작 우려도 커 주의가 요구된다.

영덕'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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