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 간 3차 실무회담이 15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렸다. 남북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개성공단 사태 재발 방지안을 비롯한 정상화 방안을 집중 협의할 예정이지만 회담의 주요 변수로 우리 측 수석대표 교체 문제가 꼽히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통일부는 12일 1, 2차 실무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를 맡은 서호 전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대신 김기웅 전 통일부 정세분석국장을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에 임명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하면서 회담 수석대표를 교체하고 14일 북측에 우리 측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
남북 간에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우리 측 수석대표를 교체하는 일은 전례 없는 일이어서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예정된 인사인데다 회담이 계속될 것을 감안한 불가피한 인사였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통일부와 청와대 주변에서는 회담 과정에 대한 정부 내 매파와 비둘기파의 충돌에 따른 희생양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오랫동안 남북회담과 접촉에 관여해 온 남북문제 전문가인 서 단장에 대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신임도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통일부 스스로 회담 대표를 교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한몫하고 있다.
교체 투입된 김기웅 단장이 지난 대통령직 인수위에 파견됐던 인사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인선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와대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회담 수석대표 교체가 청와대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바깥의 시선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특별하게 언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회담에 직접 나서고 있는 통일부 주변에서는 15일 열린 3차 실무회담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자칫 북측이 우리 측 수석대표의 전격 경질에 대해 반응을 보이면서 회담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와 통일부의 엇박자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남북교류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통일부와 달리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방점을 찍고 있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이의 미묘한 입장차가 회담 수석대표 교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공개되지 않은 북측과의 협상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서 전 단장이 북측이 5'24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은데다, 우리 측이 개성공단 사태 재발 방지 대책으로 제시한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해 북측에 '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다'고 밝힌 것이 문제가 된 것이라는 후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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