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구미의 국가산업단지 4단지 ㈜휴브글로벌에 대한 정기검사와 점검이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구미시가 연간 5천t 이상의 유독물을 제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매년 정기검사 및 지도를 해야 하지만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휴브글로벌은 2008년 7월 연간 불산 1만2천t을 제조한다고 등록한 뒤 2009년 4월에 연간 4천800t의 불산을 제조한다고 변경해 2009년부터 정기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휴브글로벌이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에 제출한 연간실적보고서에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5천여t의 불산을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시는 경상북도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서도 불산 제조량을 4천800t으로 인정해 정기검사를 하지 않았고, 정기검사를 신청하지 않은 데 따른 고발이나 행정처분도 하지 않았다. 시는 2009~2012년 7차례 지도'점검을 해야 했지만 2011년 8월에만 지도'점검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사업장 내에 자동경보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고 근로자가 보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하지 않고 작업할 정도로 사고예방을 위한 조치가 취약했는데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고 발생 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도 지적됐다. 구미시는 2008년 3월 '환경오염사고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마련했으나 주민대피요령 등 대기오염사고 대응요령을 빠뜨린 채 오일펜스 설치 등 수질오염사고 대응요령만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당시 주민대피 요령을 알지 못해 2시간이 지나서야 주민을 대피시키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 또 휴브글로벌이 제출한 자체방제계획에는 사고 발생 시 반경 300m 이내에 9개 사업장을 대피시키게 돼 있지만 실제로는 3개 사업장에만 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불산 누출사고를 화재로 오인하는 등 초동 대처에 혼선을 빚었고, 제독작업과 잔류오염도 조사가 끝나기 전에 주민 복귀를 성급히 결정한 사실도 재확인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휴브글로벌의 정기지도 점검업무를 게을리 한 직원 2명을 징계하고 '환경오염사고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 대기오염사고 대응요령을 포함해 개정하도록 통보했다.
구미시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사전지식도 없는 상황이에서 초기대응이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환경안전과를 신설했으며, 유독물 취급업소 관리'유독 화학물질 측정 특수차와 장비 등을 보강해 앞으로는 유해화학물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해명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정동영 "대북 민간접촉 전면 허용…제한지침 폐지"
한동훈, 당대표 후보 검증 나선 전한길 두고 "진극 감별사"…김문수·장동혁 향해선 "'극우 없다'면서 줄서기"
李대통령, 과한 수사 제동…李경북도지사 첫 사례 되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60%선 붕괴…20대 부정 평가 높아
이재명 "말 안하니 진짜 가만히 있는 줄 알아, 치아도 흔들려"…관세협상 침묵 이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