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ahead(밀고 가세요)" 1971년 워싱턴포스트 사주 캐서린 그레이엄은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다룬 펜타곤 페이퍼(국방부 기밀문서) 보도를 앞두고 최종 결단을 내렸다. 평범한 46세의 주부가 '언론여제(女帝)'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2001년 오늘 별세한 그레이엄 회장은 1963년 회장이던 남편 월터가 우울증으로 자살한 뒤에 워싱턴 포스트 경영자로 취임했다. 기자 출신이지만 줄곧 전업 주부로 살아온 그가 신문사를 잘 이끌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이도 많았다. 하지만 언론이 '공공 재산'이라고 믿는 그에게 화답하듯 워싱턴 포스트는 워터게이트 사건 등 대형 특종을 잇따라 터뜨렸다.
국익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에서 국민을 선택한 그는 언론기업의 신경영전략을 선보인 뛰어난 경영인이기도 했다. 그는 1963년 매출액이 8천400만 달러에 불과한 일개 지방지를 연매출 24억 달러인 대기업으로 키웠다. 비결은 경영권과 편집권을 철저하게 분리한 투명 경영. '신문이 생존해야 공익도 있다'는 그의 경영철학은 디지털 다매체인 현재의 미디어환경에서도 곱씹을 만한 가치가 있다. 위대한 신문을 만드는 요소 중의 하나가 위대한 사주다. 하지만 위대한 사주를 갖는 일은 쉽지는 않다. 최근 사주가 자신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 직장폐쇄를 한 서울지역 한 신문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배성훈 편집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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