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오페라축제 김성빈 집행위원장, "고품질 오페라 만들 제작 역량 필요"
"오페라 제작 역량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최우선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2010년 중국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시작으로 매년 해외 공연을 펼쳐온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김성빈 집행위원장은 대구 오페라가 세계를 노크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제작 능력 강화'를 꼽았다. 상품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 세계 진출은 무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페라는 서양의 문화죠. 동양의 이방인들이 오페라 작품을 공연하는 것에 대해 한 번은 관심을 보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한 번으로 끝날 뿐입니다. 지속적으로 해외 활동을 이어가 우리가 문화산업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일 정도의 자생력을 키우려면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의 탁월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지요."
이런 점에서 2015년 대구에서 제작한 의상과 무대, 연출을 그대로 이탈리아 현지로 옮겨가 100% '메이드 인 대구' 오페라 '나비부인'을 선보이는 것은 괄목할 만한 발전이다. 개런티도 8만유로에 달한다. 김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성악가들만 초청하는 해외 공연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페라의 본거지인 이탈리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표' 오페라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김 집행위원장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가 취약한 부분이 해외 유명 극장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오페라재단이 출범하게 되면 이런 부분에 있어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실력을 한 번 선보이는 것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관계를 이어나가 단순히 업무적인 관계뿐 아니라 인간적인 유대까지도 쌓아나가 이를 우리의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김 집행위원장은 "이런 활동이 계속 쌓여나간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수준 높은 오페라'를 보기 위해 초청하는 해외 극장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현재는 이런 초석을 쌓아나가는 작업을 차근차근 충실히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극단 뉴컴퍼니 이상원 대표, "아이디어 승부날 콘텐츠 개발 집중을"
"무엇보다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우선돼야 합니다."
대구발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로 서울까지 진출했고, 한중 합작뮤지컬 '러닝맨' 제작 등을 통해 중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 연출가 이상원 뉴컴퍼니극단 대표는 "현재 한국이나 중국이나 (뮤지컬 업계의) 사정이 비슷하다. 외국 라이선스 뮤지컬이 시장을 휩쓸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브로드웨이의 모델을 우리가 따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소자본과 아이디어, 감성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민간에서 공연을 통해 이미 경쟁력과 상품화의 가능성이 검증됐다면 이를 일회성으로 사장시킬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키워나가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려는 행정적인 지원과 노력이 함께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상해와 북경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나,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난타' 등은 출연진이 몇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50~60명의 출연진이 동원되는 소위 '대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은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워낙 많았다. 이 대표는 "사실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동거리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물류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적은 규모의 작품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세계로 뻗어나가 수십 년 후 대구를 먹여 살리는 문화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페스티벌에 관객들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공연 기획자들이 몰려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급하게 투자해야 할 부분이 바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라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정형화된 브로드웨이 공연만을 뮤지컬이라고 인식해왔던 이들의 편협한 사고를 뒤흔들 수 있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중소형의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윤조기자
댓글 많은 뉴스
정동영 "대북 민간접촉 전면 허용…제한지침 폐지"
한동훈, 당대표 후보 검증 나선 전한길 두고 "진극 감별사"…김문수·장동혁 향해선 "'극우 없다'면서 줄서기"
李대통령, 과한 수사 제동…李경북도지사 첫 사례 되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60%선 붕괴…20대 부정 평가 높아
이재명 "말 안하니 진짜 가만히 있는 줄 알아, 치아도 흔들려"…관세협상 침묵 이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