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박 썩음병 확산 피해는 종자·육묘회사 책임"

농민 50여명 보상 대책 요구 "검사·원인 규명 후 책임질 것"

종자와 육묘회사 관계자들이 피해 농민들에게 수박 과실썩음병 확산의 원인과 보상대책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마경대기자
종자와 육묘회사 관계자들이 피해 농민들에게 수박 과실썩음병 확산의 원인과 보상대책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마경대기자

"공급받은 육묘에 문제가 있었다. 20년 동안 수박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이달 19일 영주농협 파머스마켓 3층 회의실. 과실썩음병 확산(본지 9'18일 자 6면 보도)으로 수박 농사를 망친 농민 60여 명이 종자회사와 육묘공급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발병 원인이 공급 받은 모종에 있었다는 주장과 원망을 쏟아냈다.

이 자리는 과실썩음병으로 고통 받는 수박재배 농민들에게 발병 원인과 보상대책을 확인하기 위해 A농약사가 종자공급회사와 육묘공급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석도진(50'평은면 천본리) 씨는 "20년간 지역에 있는 A농약사를 통해 수박 모종을 공급 받아 왔지만 단 한 번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당초 공급 받은 모종에 문제가 있어서 답답한 마음에 직접 영주시농업기술센터로 모종을 들고가 검사를 의뢰한 적이 있다. 과실썩음병이란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과 이야기를 할 것이 아니라 종자와 육묘 회사가 원인을 따진 뒤 보상대책을 세우라"고 주장했다.

또 한 농민은"육묘를 공급 받을 때 이미 문제가 생겨 일부 폐기하고 추가로 육묘를 구입해서 농사를 지었다"며 "당시 공급 받은 육묘를 스마트폰에 촬영해 놓았다. 농사를 잘못 지은 것이 아니라 공급 받은 모종이 잘못됐다. 당장 보상대책을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종자회사인 B바이오 관계자는 "육묘장에 공급한 태양꿀, 우리꿀 등의 종자는 신품종이 아니다. 2010년부터 영주지역 일대 노지재배수박에 과실썩음병이 있었다. 6, 7월에 비가 많아와서 그럴 수도 있다"며 "하지만 종자검사를 해서 문제가 발견되며 책임을 지겠다"고 설명했다.

또 C육묘회사 관계자는" 노지수박 육묘는 올해 영주에 처음 공급했다. 종자와 육묘과정, 토양, 재배과정을 모두 조사해서 원인을 밝혀 내야 된다. 원인이 규명돼 책임질 것은 책임 지겠다"고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공급 받을 당시부터 육묘에 문제가 있었다. 토양과 재배과정을 문제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20년간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종자회사와 육묘회사를 향해 질타와 원망을 쏟아냈다.

이날 농민들과 종자'육묘회사 관계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토론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결국 중재에 나서 농민 대표 10명과 종자'육묘회사 관계자들이 오후 5시까지 마라톤 토론회를 벌여 합의각서를 작성했다. 앞으로 종자와 육묘, 토양을 국립종자연구소와 민간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해 원인을 찾고 그 결과에 따라 원인 제공자가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