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입 50% 기부, 착한 미술관 '딸의 꿈'

오트말 훼어 작
오트말 훼어 작

조각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작은 미술관 '딸의 꿈'(남구 대명 9동)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특이하게 '유료'로 운영되지만, 입장 수입의 50%는 장애인복지시설인 '더불어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착한 미술관'이다. 이곳은 한때 수익금을 기부하기 위한 화덕피자 전문점으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지만 이제는 미술관으로 새로 단장했다.

남정두 대표는 "저에게는 지적장애를 가진 딸이 있습니다. 딸은 꿈이 있지만, 표현이 서툽니다. 저는 딸아이가 이웃과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라고 미술관 이름을 '딸의 꿈'이라고 붙인 이유를 미술관 입구에 적어놨다.

이곳은 앞으로 조각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남 대표는 "굳이 조각만 전시하겠다고 장르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회화작품은 저 자신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워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첫 전시회로는 이달 14일까지 청동을 소재로 한 백윤기 작가와, 나무를 소재로 한 페터 헤르만(Peter Herrmann'독일)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는데 백윤기 작가의 작품은 '딸의 꿈'을 상징하는 청동상으로 미술관 마당에 놓여 있기도 하다. 지금은 9월부터 열릴 오트말 훼어(Ottmar Horl'독일)의 전시를 준비 중이다. 같은 모양의 조각을 여럿 복제해 작품을 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한 팝아티스트인 오트말 훼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뒤셀도르프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뉘른베르크 예술학장으로 있다.

그의 작품은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오트말 훼어는 늘 "공공장소가 이상적인 작품 설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그렇게 해야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그의 작품은 독일 뮌헨, 뉘른베르크, 베를린, 바이로이트, 아테네에 설치돼 있다. 이런 그의 작품을 독일이 아닌 대구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오트말 훼어는 "모든 사람에게 잠재돼 있는 창의성을 개발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예술가로서의 목표"라고 밝힌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많은 이들이 직접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창조적인 과정에서 사람들과 함께 맞닥뜨린다. 오트말 훼어는 "사람들은 때로는 관찰자로서, 때로는 방문객으로서 내 작품에 많은 조언을 해 준다"고 밝혔다.

미술관 '딸의 꿈'의 입장료는 성인 1만원, 학생 7천원(전시마다 상이함). 관람객에게는 커피나 차 한 잔이 제공되고, 미술작품과 앞산 그리고 작은 정원과 함께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커피숍에서 차 한 잔을 즐기며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특히 '딸의 꿈'의 백미는 101그루의 자작나무가 심어진 작은 정원이다. 남 대표는 추운 곳에서 서식하는 자작나무를 특별히 구해와 정원 빼곡히 심었다. 그는 "미술관 '딸의 꿈'을 행복한 사색의 공간, 정다운 대화의 공간, 따뜻한 나눔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미술작품과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의 어울림을 함께 즐기며 생활의 쉼표가 되는 공간이길 바란다"고 했다. 053)662-9122.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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