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참가자미 물회 미식가 '울진 참가자미회'

싱싱한 횟감에 3년 삭힌 고추장 양념 '맛의 조화'

무더위는 입맛도 잃게 한다. 기분전환을 위해 무언가 화끈한 음식이 당긴다. 이럴 때는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물회'가 해결사다. 살얼음이 살짝 밴 새콤달콤한 물회 한 그릇이면 가슴이 뻥 뚫린다.

이런 묘미에 바닷가 사람들은 사시사철 물회를 즐기는가 보다. 요즘 물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횟집마다 '물회 전문'이라는 글귀를 붙여놓았다. 하지만 물회는 비슷한 듯하지만, 횟감의 재료와 양념, 주인의 손맛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나타내는 카멜레온 같은 음식이다.

대구에도 손꼽히는 물횟집이 있지만, 수성구청 옆의 '울진 참가자미회'는 '참가자미 물회'로 유명하다. 김재근 사장은 선주다. 고향인 울진 후포에 동건호와 동진호 두 척의 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주인이 직접 잡는 횟집'으로 명성이 높다. '울진 참가자미' 횟집은 '범어점'(수성구청 옆 대구여고 입구)과 '지산점'(수성못 부근) 등 두 곳이다. 오늘은 범어점이다. 이른 점심때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에는 벌써 손님들이 서서히 자리를 잡는다. 주문과 동시에 기본 상차림과 함께 시원한 물회가 등장한다. 큼지막한 대접에 참가자미와 해삼, 전복 등을 수북이 얹어 일단 풍성한 양에 눈부터 즐거워진다. 전통의 맛을 내는 고추장 물회와 요즘 한창 인기인 주황색 살얼음 '슬러시 물회' 등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울진 참가자미회' 김 사장은 "물회의 참맛을 느끼려면 절대로 물회에 밥을 함께 비벼 드시지 마라"고 당부한다. '따로국밥'처럼 물회와 밥을 별도로 먹어야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참가자미 물회 맛이 궁금해지면서 침샘을 자극한다. 얼음 서너 조각을 넣고 젓가락으로 아래쪽에 숨어(?) 있는 참가자미와 해삼과 전복을 고추장에 골고루 섞는다. '과연 어떤 맛일까?' 얼른 한 입 맛보는 순간, 매콤달콤한 맛이 입안에 확 퍼지며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부드러운 참가자미가 다른 횟감, 고추장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느낌이다. 해삼과 전복은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고추장으로 비벼 언뜻 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기우였다. 김 사장은 "우리집 고추장은 고향에서 어머니(정연옥'78)께서 담근 고추장을 3년 삭힌 것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싱싱한 횟감과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고추장 맛이 바로 맛의 비결이었다.

요즘은 주황색 살얼음을 넣은 '퓨전 물회'가 인기다. 여러 과일을 갈아 넣은 양념장을 살짝 얼려 시원하게 즐기는 식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이 집에 출근(?)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물회 마니아 서기덕(58'자영업) 씨는 "이 집은 주인이 자신의 배로 직접 잡은 생선을 사용하는 등 싱싱한 재료가 특징이라 한 번 맛보면 딱 느낌이 온다"고 말한다. 특히 "3년 삭힌 고추장으로 양념하는 등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다른 집에는 갈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사무실 동료인 송대열(47) 씨도 "여름철 음식의 대표는 역시 물회가 최고"라며 "이 집 물회는 횟감의 싱싱함으로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특징"이라고 추천한다. 안승연(41'자영업) 씨는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매콤달콤한 슬러시 물회 맛이 정말 매력적"이라며 "마치 바닷가에서 먹는 신선함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곽수영(36'자영업) 씨도 "고급 어종인 참가자미에다 해삼과 전복의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맛이 오묘한 느낌"이라며 "이 집만의 맛 비법이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참가자미 물회를 한 번 맛보면 젓가락을 멈추기 힘들어진다. 물회로만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풍성한 양이라 국수사리와 밥은 전시용으로 전락한다. 물회를 즐긴 후 구수하고 칼칼한 맛의 매운탕 맛도 일품이다.

참가자미회는 4만3천~6만3천원으로 다양하다. 물회는 특물회(활어회+해삼+전복) 1만8천원, 고추장 물회와 물회 국수, 회덮밥은 각각 1만3천원이다. 참도다리회는 양에 따라 5만5천~7만5천원, 밍크고래 수육도 5만~9만원 등 다양하다. 소라회와 문어 숙회는 각 3만5천~4만5천원, 문어+소라 4만5천원, 해삼+멍게 2만5천원 등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겨울에는 대게도 있다.

▷규모: 범어점(1, 2층) 탁자식 180석, 지산점 100석

▷주차공간: 범어점 가게 앞 5대, 인근 주차장 40대

▷영업시간: 오전 10시~자정까지(연중무휴)

▷예약: 범어점 053)752-8582,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189-37. 지산점 053)782-5878,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746-1.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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