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양반
이걸 어쩐댜?
정거장에 짐 보따릴 놓구 탔네.
걱정마유. 보기엔 노각 같어두
이 버스가 후진 전문이유.
담부턴 지발, 지발 짐부터 실으셔유.
그러니까 나부터 타는 겨.
나만한 짐짝이
어디 또 있간디?
그나저나,
의자를 몽땅
경로석으로 바꿔야것슈.
영구차 끌듯이
고분고분하게 몰어.
한 사람이 한 사람이
다 고분이니께.
-시집 『어머니 학교』(열림원, 2012)
이렇게 입담 좋은 사람은 다름 아닌 시인의 어머니다. 입담 하면 이정록 시인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한다. 내림이다.
배운 것의 넘침과 모자람은 입담과는 상관없다. 적어도 내가 아는 입담가들은 대개 긍정하는 마음이 깊다. 일이 힘들어도, 몸이 아파도, 재수가 없어도 절묘하게 상황을 받아친다. 어차피 힘든 일이면 즐겁게 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아플 몸이면 맘이라도 웃자는 것이다. 어차피 뒤집어쓸 거라면 웃어넘기자는 것이다. 입담은 고통을 많이 겪어본 솜씨가 하는 말이다. 입담은 듣는 사람은 물론이고 하는 사람 스스로도 위로한다. 입담이 시가 되는 까닭이다.
시인 artand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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