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아내의 최고 무기는 '상냥함'

가끔은 가까운 산책로에서 또는 먼 여행지에서 많은 부부들의 동행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오랜 부부생활이라는 끈으로 그들의 모습은 신혼처럼 유달리 애틋하거나 애정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탄탄한 관계로서 믿음직함이 드러난다. 그러나 때론, 그 탄탄함이 너무도 노련하고 굳건한 나머지 일상생활의 모습들이 풋풋하지도 않고 재미마저 느껴지지 않는 것을 발견된다.

부부로 사는 세월이 겹겹이 쌓여 서로에게 편안해졌다는 이유로 무덤덤해지고 애정표현마저도 필요치 않는 부부들에게 오히려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은 부부상담을 많이 해 온 필자의 경험적 불안일까. 자신이 한 남자(여자)의 여자(남자)이며 아이들의 엄마(아빠)가 되었다 해서 가정과 결혼생활의 행복이 저절로 유지되는 것은 결코 아니리라.

각자가 사랑하던 그 시절에 대한 마음 씀씀이와 서로의 가슴을 뛰게 했던 감정의 풋풋함이 어떤 식으로든지 유지되도록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많은 부부들을 상담하다 보면 초심의 마음과는 달리 평생 배우자만 바라볼 수 없어 갈등하는 커플들이 많았다.

필자가 물었다. "결혼 전 아내에게 부디 내 여자가 되어 달라고 그토록 매달린 귀하께서 어째서 아내를 외롭게 했습니까?"

남편 왈, "아내는 타인 속에서도 눈에 띄는 예쁜 여자였고 상냥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아내는 화장하지 않은 나태한 모습으로 변했고 퉁명스러운 아줌마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그 아내인들, 남편의 말에 어찌 반박할 얘기가 없을까마는, 필자가 먼저 그 남편에게 탐색적 질문을 건넸다.

"옛말에, 남자는 자기를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존재에게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존재를 위해 예쁘게 얼굴을 꾸미고 성품마저 다소곳하게 변모시킨다 했습니다. 아내가 화장을 하지 않고 언성이 올라가는 것은 누구의 탓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아내와의 개인상담에서 부부문제에 대한 질문을 했다

'닭이 먼저일까요, 알이 먼저일까요?'

두 부부에게 행복의 계단을 쌓기 위해서 두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단 것을 일깨우기 위한 탐색적 질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부드러움과 상냥함은 좋은 부부관계에 최고의 무기란 것을 살짝 귀띔해 준 기억이 난다.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