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훈의 피팅스쿨] (1)하이브리드 클럽

우드처럼 멀리,이이언처럼 정교한 '절세의 보검'?

현대 스포츠는 과학의 경연장이라 할 수 있다. 골프도 예외일 수 없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장비를 사용하는 골프의 경우 어떤 장비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골프클럽은 수백 년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이론과 기술을 바탕으로 신소재의 개발과 다양한 클럽이 계속 생산될 것이다.

그중에서 골프클럽의 전통적인 3가지 분류법인 우드, 아이언, 퍼터를 혼란스럽게 할 클럽이 개발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클럽'의 출현이다. 하이브리드(Hybrid)는 말 그대로 '잡종' '혼혈'이란 뜻으로 골프 클럽에서는 우드와 아이언의 혼합 클럽을 말한다.

하이브리드 클럽의 최초 개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1975년 코브라골프에서 개발한 배플러(Baffler) 시리즈가 아이디어를 내고, 1995년 아담스골프의 타이트 라이즈(Tight lies) 시리즈가 형태의 개념을 잡고, 1999년 테일러메이드의 레스큐(Rescue) 시리즈가 형태를 완성하고 본격적인 생산과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처음 하이브리드 클럽의 시작은 '치기 쉬운 페어웨이 우드의 개발'이었다. 길이가 길고 헤드가 뭉툭한 기존의 우드는 방향성과 거리에서 불안정했으며 러프에서는 헤드가 잘 빠지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길이가 조금 짧고 헤드 크기를 줄인, 페이스의 높이를 낮춘 새로운 형태의 페어웨이 우드를 개발하게 되었고 점차 아이언처럼 정교하게 치면서 우드처럼 거리를 내는 클럽으로 발전하게 된다.

최근의 하이브리드 클럽은 대부분 롱 아이언을 대체하는 클럽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롱 아이언은 공을 정확히 임팩트하여 원하는 탄도와 거리를 내기 힘들다. 또한 공을 띄우기가 어렵다. 한편 페어웨이 우드는 헤드의 볼륨이 커서 중심이 낮고 페이스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공을 롱 아이언보다 쉽게 띄울 수 있지만, 길이가 길고, 러프에서의 빠짐이 나쁘다.

그래서 롱 아이언의 거리와 탄도를 쉽게 낼 수 있는 형태의 클럽을 고안하게 되는데, 그 기본 개념은 이렇다. 첫째 헤드는 공을 쉽게 띄울 수 있게 페어웨이 우드의 형태를 적용할 것. 둘째 샤프트는 정확한 임팩트를 위해 페어웨이 우드보다 길이를 짧게 하고 아이언의 샤프트 스펙을 적용할 것. 이 두 가지 기본 개념을 보면 하이브리드 클럽의 형태와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언의 샤프트와 페어웨이 우드 헤드의 결합, 말 그대로 '잡종'의 탄생이다.

하이브리드 클럽의 탄생 배경과 개발 이론을 보면 세상에 이보다 더 완벽한 클럽은 없다. 훌륭한 비거리에 쉽고 정확한 임팩트, 페어웨이와 러프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병기. 모든 클럽을 하이브리드 클럽화해도 괜찮을 정도다.

과연 하이브리드 클럽은 누구에게나 만능인 '절세의 보검'이 될 수 있을까? 하이브리드 클럽을 명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클럽의 종류만큼이나 그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여 선택하고, 잘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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