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정전 60주년 북한, 승전 우기기엔 비참한 실상

남북이 정전협정에 서명한 지 60년이 흘렀지만 6'26전쟁에 대한 평가는 서로 다르다. 6'25전쟁은 38선을 휴전선으로 바꾼 무승부의 전쟁이라는 일각의 평가와는 달리 북한은 27일을 전승절(戰勝節)로 기념한다. 자기들이 승리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엊그제도 외국 언론사와 인사 수백 명을 초청, 대규모 열병식과 불꽃놀이 잔치를 벌였다. 수개월간 전승절 행사를 준비하면서 평양 이외 지역에선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한다. 주민의 식량과 전승절 기념 불꽃을 맞바꾼 셈이다.

반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한국전은 비긴 것이 아니라 한국이 승리한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오늘날 한국인이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는 바로 한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데 따른 유업이라고 설명했다.

때맞춰 우리 정부는 북에 대해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남북 실무 회담을 제안했다. 북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를 남의 책임으로 돌리는 억지를 부리는 대신 진정성 있는 재발 방지책을 들고 남북회담에 임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정부는 아울러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으로 유니세프를 통해 총 604만 달러 상당의 결핵 백신과 어린이 영양 결핍 치료식을 제공하는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 의사도 밝혔다.

북은 6'25전쟁을 승리한 전쟁이라고 우기며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는 등 허세를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전 후 6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빈곤과 억압에 시달리는 북한과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남한 중 누가 승리했는가는 자명한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에선 굶주린 탈북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북은 허세에서 벗어나 남이 내민 손부터 잡고 볼 일이다. 그렇잖으면 북은 더 암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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