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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활 속 유해 물질 문제, 정책 의지가 중요하다

대구의 생활 속 유해 화학물질이 산업단지의 3.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0년 대구의 산업단지 내 사업장 등 점오염원 화학물질 배출량이 1천561t인 데 비해 도로, 공사장 등 비점오염원 화학물질 대기 배출량은 5천771t이나 됐다. 오염 물질이 많이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산업체보다 생활환경 속에서 오염 물질이 더 많이 배출돼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문제는 산업체의 오염 물질은 정화 시설이나 배출구를 거치기 때문에 지도 점검을 통해 단속할 수 있지만, 생활 속 유해 물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화 시설이나 배출구가 없는데다 배출 경로가 명확하지 않아 측정은 물론 단속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자동차 매연, 도로 분진, 노천 도장 작업 등에서 발암물질이 산업체보다 3배 이상 많이 배출돼 시민들의 건강이 일상생활에서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생활 속 유해 물질에 대한 규제와 관리가 한계가 있다고 해서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현재 비점오염원에 대한 환경부의 조사는 자동차 등록 대수, 가정 제품 판매량 등을 근거로 4년에 한 번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유해 물질 배출량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 측정망을 늘리거나 발암물질 측정 항목을 세분화하고 오염원이 명확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감 대책을 시행해야 하며 지도와 단속 방식도 개발해야 한다.

대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부와 대구시의 정책 의지이다. 생활 속 유해 물질은 해악성이 크지만, 상시로 퍼져 있어 단기간 내에 개선책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의 대책에서 벗어나 조사를 많이 하고 자료를 쌓아야 해결의 실마리를 확보할 수 있으며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정책 당국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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