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군대 해산에 맞서 의병 일으킨 민긍호

올 3월 국내 언론은 일제히 카자흐스탄 출신의 한 피겨선수가 201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세계 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에서 남자 싱글 준우승(은메달)을 차지한 사실을 보도했다. 주인공은 한국인 피가 흐르는 데니스 텐(20). 구한말 의병을 일으켜 일제에 맞서다 목숨을 잃은 민긍호(閔肯鎬·?~1908)의 후손(고손자)이다.

1897년 군에 입대, 군인의 길을 걷던 민긍호는 일제가 나라를 삼키려 강제로 조선군대를 해산하려 하자 소속돼 있던 강원도 원주진위대의 병력을 이끌고 1907년 오늘 봉기했다. 300여 명의 병사와 함께 원주 우편취급소와 일본 경찰을 습격해 격전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춘천, 횡성, 원주 등지에서 유격전을 펼치며 일제에 저항했다. 강원도 일대에서는 가장 큰 세력의 부대를 형성했던 그의 의병대는 강원'충청'경상도 일대에서 모두 100여 차례 전투를 치르며 일제에 타격을 주었다. 그는 1908년 1월 13도 창의군의 서울진공작전에도 참여했으며 그다음 달 29일 일본군과 접전을 벌이다 사로잡혀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그의 공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한편 손자 데니스 텐은 2010년 1월 전주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뒤 원주에 묻힌 고조부 묘소에 들러 참배하기도 했다. ISU 홈페이지 선수 이력에 자신이 민긍호의 후손임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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