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결혼한 새댁입니다. 결혼하면서 철이 들려고 하는지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쓰고 싶네요. 부모님은 성주군에서 30년 넘게 참외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속아 스물두 살에 시집온 어머니. 곱게 자란 막내딸에서 손에 흙 마를 날 없는 농부의 아내로 그렇게 아들 딸 놓고 늘 새벽에 나가서 밤이 되어야 돌아오곤 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 부모님은 참외농사 지으며 집도 사고 땅도 장만하며 자식들 대학까지 보내주셨습니다. 이렇게 결혼해서 살아보니 먹고 살림하는 것조차 이렇게 힘든지 몰랐습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을 부끄럽게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늘 흙에 더럽혀진 옷들, 그리고 흙 묻은 장화. 장사하고 회사 다니시는 부모님을 둔 다른 아이들이 부러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자식들 키우려고 비닐하우스에서 땀을 팥죽같이 흘리면서 일하느라 검게 그을린 피부를 보며 "엄마 아빠는 왜 이렇게 시꺼매?" 하면서 철없이 말한 적도 있었습니다.
결혼식 날 아버지 손을 잡고 결혼식장 입장을 하는데 울컥 눈물이 나왔습니다. 아버지의 주름진 얼굴 참 많이 변하셨더라고요. 내 나이 서른하나. 서른이 넘고 결혼을 하고 나니 이제야 부모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곱게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게요.
엄마 아빠 정말 사랑해요. 늘 지금처럼 건강하세요.
김민숙(대구 서구 평리동)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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