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그에 따른 질병과 종 특이성으로 여러 가지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 거북이는 비타민A 결핍에 의한 안구 부종이 나타나고 있고, 페럿도 콧물이 나고 복식호흡을 할 경우 폐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구아나는 꼬리가 부러지거나, 잘려서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구아나는 꼬리가 잘리면 자연적으로 보호색을 유지하기 위해 검은색으로 꼬리를 변화시키면서 자연 치유된다. 2차적인 세균감염만 유의하면 꼬리가 새로 자라나온다.
이구아나는 식이관리를 잘 해주지 않으면 골절이 생긴다. 먹는 음식과 골절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이구아나는 야생에서 곤충이나 애벌레를 잡아먹어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하는데, 대부분의 보호자는 상추나 배추만 주면 되는 줄 알고 야채만 준다. 따라서 영양 불균형이 생겨 질병이 발생한다. 이구아나가 잘 먹는데 살이 찌지 않아 검사를 해보면 칼슘 결핍으로 뼈의 형태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조그마한 충격에도 다리 뼈가 부러진다.
애완동물을 키울 경우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주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한다. 애완동물을 구입한 경우 일주일 내 반드시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해 건강 검진을 받고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또 식성이 어떤지 생활습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확인한 뒤 키워야 한다.
후배 수의사가 야간에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왔다. 고슴도치가 이상해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전화했다고 했다. 2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하복부가 팽배하고 소변에 혈액과 함께 고름이 나온다고 했다. 3년을 키운 암컷 고슴도치라고 했다. 다음날 방사선 촬영과 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자궁에 고름이 차는 자궁축농증에 감염되어 있었다. 자궁축농증은 발정이 오고 난 후에 경관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경관으로 E-coli가 감염돼 자궁에 농이 차게 된 경우이다.
작은 애완동물은 질병이 잘 관찰되지 않는다. 고슴도치 역시 몸집이 작고 유리 상자 안에서만 키우기 때문에 질병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고슴도치 300g이면 성체이다. 수술을 해보니 한쪽 자궁이 터져 복막염이 진행 중이었다. 자궁을 적출하고 복강을 깨끗이 세척한 후 수술을 마쳤다. 자궁축농증은 자궁만 적출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고 회복도 빠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