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중반까지 초등학교는 대부분 졸업생 단체 사진 한 장으로 졸업앨범을 대체했다. 그 후 오랫동안 앨범은 흑백시대를 지나 컬러시대를 맞았다. 시대가 바뀌면서 졸업앨범도 진화하고 있다. 지금은 고교 졸업앨범용 사진 촬영이 대학캠퍼스에서 이뤄진다. 졸업앨범에는 끼가 넘치는 표정과 다양한 개성이 담겨 있다. 학교마다 앨범의 모양이 다르고, 앨범 속 사진의 표정과 포즈도 다채롭다.
◆졸업앨범도 개성시대!
'졸업앨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틀에 박힌 듯 찍은 천편일률적인 사진이다. 단정한 교복에 경직된 얼굴 모습…. 지금 보면 웃음이 날 정도다. 앨범을 열면 첫 장은 당연히 학교 교정의 모습에다 교장 선생님의 집무 사진이 등장한다. 그리고 교사들의 모습과 학급별 학생들의 사진이 이어진다. 무표정한 얼굴과 딱딱한 자세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들이다. 이런 모양의 졸업앨범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왔다.
이제는 달라졌다. 확 달라진 모습의 졸업앨범을 만드는 학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내용도 과거와 다르다. 근엄한 모습의 교장 선생님보다 주인공인 학생들의 모습을 앞세웠다. 졸업사진을 찍는 장소도 다양해졌다. 교정을 배경으로 공장에서 제품을 양산하듯 한 곳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이제는 구시대의 산물이다. 요즘에는 대학 캠퍼스'공원 등 경치 좋은 곳을 찾아가 졸업앨범 사진을 찍는다. 학교앨범이 화사하게 변하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자연적으로 학생들도 졸업사진 촬영에 정성을 들인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다. 여학생들의 복장은 화려하다. 원피스, 미니스커트, 정장 등 다양한 차림을 한다. 옷차림에 어울리는 화장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멋내기에는 남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졸업앨범 제작, 박상률 부광스튜디오 대표
"그동안 제작한 졸업앨범을 쫙 펼쳐 놓으면 마치 활동사진을 보는 것처럼 변화무쌍합니다."
대구 수성구 부광스튜디오 박상률 대표는 학교 졸업앨범 제작 전문가다. 보관해 둔 졸업앨범을 보면 그 변천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박 대표는 스무 살 때부터 졸업앨범 전문 사진관에서 기술을 배웠다. "흑백사진 시대에는 대학 앨범의 경우에도 정장을 입고 학사모를 쓴 단아한 모습만 담았다. 하지만 컬러시대가 시작된 1980년대부터는 초등학교 졸업사진에도 야외촬영과 다양한 동작과 표정의 사진 담겨 있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졸업앨범은 10여 년 전부터 표지의 디자인 변화를 통해 화사하고 산뜻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20여 년 전의 앨범을 보면 교복을 입고 무표정한 얼굴의 증명사진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복 차림으로 찍은 화사한 스냅사진이 졸업앨범을 장식하고 있다.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들 사진도 근엄한 증명사진에서 스냅사진으로 바뀌고 있다.
요즘 졸업앨범을 보면, 톡톡 튀는 10대들의 자유분방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웨딩사진처럼 다양한 포즈와 남기고 싶은 글이나 삽화까지 다양하게 편집하는 것은 기본이다. 박 대표는 "졸업앨범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의 주문이 놀랄 만큼 자유분방하고 다양하다. 수요자인 학생들의 다양한 주문을 반영하는 것이 요즘 졸업앨범의 추세이다"며 "딱딱한 분위기의 앨범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고 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표지 디자인이다. 앨범 표지에 학생의 얼굴을 잡지의 표지모델처럼 실어준다. 일종의 맞춤형 앨범이다. 이제 졸업 앨범은 '개인 사진첩'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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