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긴 치마만 입는 우리 딸… 소아 휜다리

다리 예쁘게 할 수 없을까

무릎관절 각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내반슬(안쪽으로 휨, O자형 다리) 및 외반슬(바깥쪽으로 휨, X자형 다리)인 경우를 휜다리라고 한다. 3살 이전에 보이는 약간의 ○자형 다리는 정상 발달과정이다. 신생아는 약간 O자형 다리를 갖고 태어났다가 자라면서 3, 4세쯤 X자형이 됐다가 다시 6, 7세 무렵부터 바로잡힌다. X자형 다리도 기다리면 좋아진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하지만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그만큼 치료 효과가 줄어든다.

◆휜다리 아이 엄마들의 고민

올해 만 4세가 된 예진이는 매일 넘어져서 다리에 온통 멍투성이다. 엄마는 가족 모임에라도 가려면 멍을 감추느라 매일 긴 바지만 입힌다. 주위 사람들은 아이가 활발해서 그렇다고 말하는데, 사실 예진이는 조용한 아이다. 얼마 전에도 계단에서 넘어져 얼굴에도 상처가 생겼다. 병원에 가보라고 말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치료는 가능한지 고민이다.

주부 김미령(가명) 씨는 7세 된 딸아이의 엄마다. 요즘 그녀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멋 내기 좋아해서 치마만 고집하던 딸이 얼마 전부터 X자로 휜다리 때문에 유난히 걱정을 하기 때문이다. 딸아이는 요즘 유행하는 레깅스를 입고 싶은데 X자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며 옷 입을 때마다 X자 다리를 감추려고 긴 치마를 입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휜다리가 있다면 무릎 아래 종아리가 안쪽으로 휘는 '경골내염전'인 경우가 흔하다. 아이를 반듯이 눕혀서 무릎뼈를 하늘로 향하게 했을 때 종아리나 발끝이 하늘이 아니라 안쪽으로 휘는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무릎을 배에 붙이고 엎드려 자거나 ▷발을 안쪽으로 돌리고 엎드려 자거나 ▷다리를 엉덩이 뒤쪽으로 돌려 'W'자로 앉거나 ▷꿇어앉는 아이는 경골내염전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유의해서 살펴야 한다.

다른 원인으로 허벅지가 안쪽으로 휘는 '대퇴염전'이나 '대퇴전경'이 있다. ▷'W'자로 꿇어앉거나 ▷어느 한 쪽 다리를 다른 무릎 밑에 넣고 앉는 아이에게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생활습관을 고치는 게 우선이다.

◆휜다리와 키 성장은 무관

경골내염전의 경우 2, 3세 된 아이가 계속 안짱걸음을 걷고, 발에 걸려 넘어진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우선 문제의 원인이 발에 있는지, 다리에 있는지 구분한 뒤 정도에 따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퇴염전이나 대퇴전경이라면 6세까지는 스트레칭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 후에도 남아있다면 교정기 사용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허벅지나 종아리 문제없이 순수하게 무릎이 붙어서 X자형 다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똑바로 섰을 때 안쪽 복숭아뼈 사이가 5, 6㎝ 이상이면 저절로 호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무릎이 벌어져서 2세 이후에도 무릎 사이가 5㎝ 이상 벌어지는 다소 심한 O자형 다리라면 교정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휜다리를 그대로 둔다고 해서 키가 안 큰다고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휜다리가 있으면 유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은 편이다. 그러나 몸이 덜 유연하다고 해서 반드시 키가 안 크는 것은 아니다.

유연하지 못해서 잘 넘어지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잘 다치는 경우는 생길 수 있다. 특히 좌우 차이가 있거나 한쪽으로 몸무게를 더 기대다 보니 성장 후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아프고 불편하거나 오래 걸을 수 없는 증상이 더 자주 생길 가능성은 있다. 어른이 되면 교정이 어렵다. 따라서 심하게 아프지 않아도 소아기에 교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영남대병원 척추센터-재활의학과 손수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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