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구FC 구단의 김재하 단장 겸 대표이사가 26일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김 단장은 대구시가 올해 대구FC 예산 100억 원에서 10억 원을 줄일 것을 통보하자 구단 운영이 어렵다며 반발, 지난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구FC 서포터스들이 김 단장의 사퇴에 반대하는 양상으로 사태가 번짐에 따라 김 단장이 사퇴 의사를 접고 대구시도 한발 물러서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상황이다.
김 단장은 그동안 구단 운영에 의욕을 보였으나 지역 경제계 등의 후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대구시와 알력을 빚게 돼 좌절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더라도 김 단장이 시즌 도중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무책임했다. 중도에 갑자기 그만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 꼬이게 하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남은 임기까지 구단을 이끌고 그의 공과는 나중에 따져볼 일이다.
대구시의 잘못은 더 크다. 대구시는 김 단장에게 예산 감축을 통보한 것 외에도 여러 차례 구단 운영에 간섭했다. 단장에게 구단 운영을 맡기고 지원해 줘도 힘들 판에 지원은커녕 관여한 것이 이번 소동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김 단장 사퇴 시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이 임시 단장을 맡기로 한 대안도 문제였다. 시민구단을 시립구단으로 운영하겠다는 관치행정으로, 시행됐다면 반발이 더 컸을 것이다.
이번 대구FC 사태를 계기로 구단은 짜임새 있는 경영에 나서고 대구시는 간섭 대신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대구FC의 빠듯한 예산 사정을 고려, 적정 규모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고 2차 시민주 공모 등 추가 재원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구 기업들은 대구FC 후원에 소극적이었던 자세에서 벗어나 시민 구단의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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