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는 많은 뼈들을 움직이게 하는 여러 힘줄과 인대들이 존재한다. 손목에는 이런 힘줄과 인대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통로가 있다. 그런데 힘줄과 인대에 무리를 줘서 염증이 생기거나 붓게 되면 이 통로를 지나는 것이 힘들어져서 결국 손동작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손가락과 손목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과 치료법을 알아보자.
##손가락에서 '딸각'소리 나는 방아쇠 수지
주부들은 요리할 때 식재료 손질을 위해 칼을 많이 쓴다. 무거운 그릇에 음식을 담고 나르는 과정에서 손가락에 무리한 힘을 주게 된다. 이처럼 지나치게 손가락을 많이 쓰면 '손가락 굽힘힘줄'(굴곡건)에 자극을 줘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직장인들의 경우, 지속적인 컴퓨터 작업이나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옮길 때 이런 증상이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손가락을 더 쓰면 마치 방아쇠를 당길 때 딸각거리는 것처럼 뭔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손가락 관절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증상을 '방아쇠 수지(손가락)'라고 부른다. 굽힘힘줄은 손가락내 '활차'라는 터널을 지나는데, 이 부위가 좁아지거나 힘줄이 굵어지면서 터널 통과가 어렵게 돼서 생기는 질환이다.
방아쇠 수지가 생기면 손바닥과 손가락을 연결하는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고,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지며, 심하면 손가락을 굽히고 펼 수 없다.
젊은 연령층의 경우, 수술보다는 주사를 포함한 약물치료, 물리치료와 손가락의 사용을 제한해서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활차 제거 수술은 입원할 필요 없이 부분마취로 이뤄진다.
엄지를 많이 사용해서 발생하는 드퀘르벵병
초보 엄마들은 목을 가누지 못하는 갓난아기의 머리를 받칠 때 엄지와 검지를 많이 쓴다. 이럴 때 손과 손목에 무리가 가서 엄지를 쓸 때마다 손목에 통증이 생기는 '드퀘르벵병'(또는 손목건초염)이 생길 수 있다. 아울러 맞벌이하는 딸을 대신해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들도 엄지를 쓸 때마다 찌릿찌릿하게 아프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부분 환자는 휴식과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로 나아질 수 있다. 특히 임신과 관계된 경우, 분만 후 몇 달 안에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 스테로이드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주사 후에도 증상이 재발한다면 힘줄을 누르고 있는 좁아진 통로를 절개해 통로를 넓혀주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팔 부분마취로 입원할 필요없이 몇 분 내에 수술이 가능하다.
무리한 손목 사용으로 생기는 손목터널 증후군
손이나 손목에 무리한 힘을 반복해서 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손목 통증과 함께 엄지'검지'중지 및 손바닥 부위에 저림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것을 '손목터널 증후군' 또는 '수근관 증후군'이라고 한다.
수근관은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로 형성된 작은 통로다. 통로가 좁아지거나 눌리면 이곳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손상돼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평생 한 번쯤 손목터널 증후군에 걸릴 확률은 5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운전 중이나 높은 손잡이를 잡을 때 심해지며, 특히 밤에 잠잘 때 악화된다.
초기엔 약간 저리는 정도여서 방치하기 쉽다. 단순한 노화현상이나 혈액순환 장애 등의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고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부목, 손목 주사치료 등으로 낫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방치해서 잠을 깰 정도로 저리거나 마비 감각이 심한 경우, 원인이 명확하게 발견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도움말=MS재건병원 수부센터 김효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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