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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도와주니 내가 수입을 얻는다?…『똑똑한 경제학』

똑똑한 경제학/제임스 가와트니'리처드 스트라우프'드와이트 리 지음/우진하 옮김/한국경제신문 펴냄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경제학의 원칙을 일상용어로 간결하게 정리한 경제 교양서 '똑똑한 경제학'이 출간됐다. 지은이 제임스 가와트니'리처드 스트라우프'드와이트 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로 30여 년 대학 강단과 미국 핵심 정부기관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재산과 국가의 부, 자본주의의 미래 등 경제학적 쟁점들을 뽑아 정리했다.

책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는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가격이 경제활동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정부가 경제발전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또 개인은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해 각각 설명한다.

경제를 제대로 알기 위한 기본원리로 책은 '동기 부여, 공짜는 없다, 결정은 한계상황에서 이루어진다, 교역은 경제발전을 촉진시킨다, 거래비용은 교육의 장애물이다,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내가 수입을 얻는다' 등을 제시한다.

흔히 '동기 부여'는 사람들이 탐욕스럽고 이기적일 때만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가령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는 행위,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행위는 자신에게 별 이익이 없음에도 실천한다. 다만 사람을 구할 때라도 구하기 쉬운 사람부터 구하며, 걸인에게 옷을 나눠 주더라도 자신이 평소에 입지 않는 헌옷부터 내준다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동기 부여에는 꼭 이기심이 작동하지 않지만, 동기 선택에는 탐욕과 물질주의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인들은 걸핏하면 '무상점심' '무상주택' '무상의료' 공약을 내세우지만, 책은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지적한다. 무상이라는 말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반드시 자원과 비용이 투입돼야 하고, 어떤 분야에 필요한 비용을 늘리는 것은 다른 분야의 비용을 줄이거나 세금인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지은이들은 '정책 효율성 제고로 자원의 결핍을 이겨내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왔지만, 이런 일들이 무상이라는 의미의 근본적인 핵심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교역은 하나의 상품을 필요 없는 사람에게서 필요한 사람에게 옮기는 행위이며, 교역을 통해 생산과 소비수준을 증대시키고, 각자를 더 완전하게 전문화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한다. 또 자발적 교환은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더 낮은 비용으로 상품을 생산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경제원칙을 알려주는 교양서일뿐 철학서는 아니다. 가령 대량소비와 대량생산이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나 노동시간 등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지은이들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수입을 얻는다'면서 '더 많은 수입을 원한다면 다른 이들이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사람을 도울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면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많은 수입을 얻으려면 다른 사람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개인은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동체와 국가의 전체적 번영에 일조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지만 그 또한 '시장가격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다른 사람이 목표를 달성하는 일을 돕는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산관리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자신만의 비교우위를 찾을 것, 시장에서 다른 사람을 도울 방법을 찾을 것, 버는 것보다 적게 쓸 것, 수명보다 더 오래 돈이 들어가는 제품을 구매하지 말 것(가령 2년 뒤 폐차할 중고차를 위해 48개월짜리 융자를 내는 일 따위),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 중고품을 활용할 것, 매월 저축할 것, 투자를 분산할 것, 장기상품 주식에 투자할 것,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투자를 경계할 것, 자녀에게 돈 버는 법과 지혜롭게 소비하는 법을 가르칠 것' 등을 들고 있다. 256쪽, 1만4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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