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거친 막말을 쏟아내며 비생산적 감정싸움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격한 대립으로 민생은 뒷전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종북세력의 숙주'로, 민주당은 새누리당을 '독재정권의 후속격'으로 빗대 정면충돌했다. 민주당은 특히 '나치 만행'을 사과한 메르켈 독일 총리 사례를 끄집어 내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논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민주주의 훼손 세력과 무분별하게 연대해 자유민주주의에 기생해 온 종북세력의 '숙주 노릇'을 하진 않았는지, (민주당은) 지금도 이들을 비호하지 않는지 정치권은 반성하면서 이런 요소를 말끔히 정화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민주당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8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그 뿌리가 독재정권, 군사쿠데타에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틈만 나면 매카시즘, 종북몰이에 여념이 없다"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겨눈 바 있다. '대표 대 대표'의 거친 설전이다.
김 대표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켈 총리가 나치 만행에 거듭 사죄하는 이유는 그가 독일의 국가수반이기 때문"이라며 박 대통령을 다시 겨냥했다.
'막말 본색'은 여기에서만 터진 것이 아니다.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9일 김 대표를 비판한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를 향해 "윤 수석은 한동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장인으로 모시며 안하무인격 행동을 배웠는가. 이래서 '뿌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의 '나치 발언'에 대해 "김 대표가 오랜 노숙 생활(김 대표는 노숙투쟁 중이다)로 판단이 흐려진 게 아니냐"고 김 대표의 정신적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영수회담 물꼬가 트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막말 공방이 번지면서 정국이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피해를 국민이 고스란히 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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