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수필2 어미 소 울던 밤

이길자(김천시 평화동)

노부부는 어미 소와 송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하루는 논밭일 제치고 외출해서 돌아오니 송아지가 안 보여 찾아다녔더니, 열무 상추 쑥갓 심어놓은 하우스에 들어가 쑥대밭을 만들고 있는 걸 쫓아내려 하니 다급한 송아지는 비닐 뚫고 어미 소에게 달려간다. 속이 상한 할아버지 할머니는 의논 끝에 사료 값도 비싸고 애물단지 송아지를 팔기로 결정하고 소 장수를 불렀다. 흥정을 하는데 50만원 준단다. 10만원 더 얹어 60만원 주시오. 소 값이 내렸다며 55만원에 낙찰.

입을 막고 목줄을 잡아당기니 송아지는 안 가려고 뒷걸음친다.

소 주인은 안타까워 "가서 잘 살아라"라며 연신 송아지에게 끝인사를 건넨다. 외양간 어미 소는 송아지를 팔려는 감을 알아채고 울상이다. 그날 밤 어미 소는 밤새 울어댄다. 한숨도 못 잔 소 주인. 이러다 어미 소 병들까 봐 웃돈 주고 송아지를 데려왔다. 트럭에서 내린 송아지는 냅다 뛰어 어미 소에게 달려간다. 어미 소는 송아지와 몸을 비벼 사랑을 표현한다. 자식 사랑은 동물도 똑같은가보다. 새끼 젖을 위해 여물을 열심히 씹는 소를 보며, 노부부는 안 팔기를 잘했다며 외양간을 쳐다본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박태원(구미시 선산읍)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

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

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보내실 곳: weekend@msnet.co.kr 또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700-715) 매일신문사 독자카페 담당자 앞. 문의 053)251-1784.

'우리 가족 이야기'에 선정되신 분과 '지상 백일장' 코너 중 1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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